코로나19 시대에 희망 불어넣은 서울마라톤, 클래스는 영원하다

입력 2021-05-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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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서울마라톤 포스터. 사진제공|서울마라톤

세계육상문화유산이자 플래티넘 라벨 대회인 2021 서울마라톤이 성황리에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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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 “다시 뛰지 않을래? Let’s run again!”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1일부터 9일까지 비대면 버추얼 레이스로 개최돼 생활체육의 뉴노멀을 제시한 이번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지친 러너들에게 큰 힘과 용기를 불어넣었다.

서울 광화문에서 잠실올림픽주경기장까지, 모두가 건강한 땀을 흘리며 질주하는 아름다운 풍경은 없었으나 서울마라톤의 가치는 바뀌지 않았다. 지난달 12일 오전 10시 참가 신청이 시작되자마자 신청자가 몰려 대회 홈페이지가 일시 다운되는 사태가 빚어졌고, 90분 만에 1만5000명의 접수가 마감됐다. 대회 사상 최단시간 마감 기록으로, 서울마라톤만의 브랜드 가치와 변함없는 클래스를 입증한 장면이었다. 서울마라톤은 하반기에는 국제엘리트대회로 열릴 예정이다.

다양한 이벤트와 풍성한 기념품
서울마라톤 사무국은 3월 초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통해 대회 홍보대사 모집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스토리 이벤트와 포스터 소문내기, 대회 홍보영상 공유 등을 진행했다.

뜨거웠던 대회 신청만큼이나 이벤트 참가도 활발했다. GPS 앱을 이용해 나만의 코스를 디자인하는 ‘서울마라톤 GPS-ART’ 이벤트에서 도산대로 코스를 한 송이 꽃으로 표현한 한 러너는 “달리면서 수차례 코스를 그리고 지우는 것을 반복하다 마침내 완성된 코스를 보고 정말 뿌듯했다. 버추얼 마라톤의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 기념품은 ‘역대급 혜자(가성비 최고) 대회’로 소문이 날 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 뉴발란스 러닝 티셔츠와 피니셔 티셔츠 2종, 서울마라톤의 시그니처 상품인 레이스 판초, 기념메달, 타투 스티커 등을 제공했다. 참가자 기념품인 언박싱 영상과 사진도 눈길을 끌었다.

영&우먼파워, 나눔 마라톤
올해 서울마라톤은 기록과 거리 제한 없이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어 2030 연령대가 전체 참가자의 65%를 차지할 만큼 젊은 러너들의 참여율이 높았다. 특히 여성 참가자는 40%에 육박했다. 러닝, 트레일런, 바이크 등 소수 인원이 함께 운동할 수 있는 종목이 대세로 떠오른 가운데 SNS에 자신의 모습을 뽐내거나 주목받는 대회에 참가해 인증사진을 남기는 활동이 활발히 이뤄졌다. 무엇보다 20대 남녀 참가 비율이 정확히 비례해 뚜렷한 젊은 여성 러너 증가세를 증명했다.

푸르메 재단과 함께한 ‘오늘도 굿잡’ 캠페인은 달리면서 나눔을 실천하는 기부 챌린지로, 운동하는 아나운서로 널리 알려진 박지혜 아나운서가 홍보대사로 참여했다. 기부금을 내고 참가하는 ‘굿잡 러너’는 서울마라톤에 참가해 발달장애청년의 자립을 응원하는 이벤트로, 참가자들의 기부금 전액은 푸르메재단을 통해 발달장애청년이 항상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용된다.

버추얼 뉴노멀 완성
코로나19로 인한 대회 참가자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및 방역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비대면으로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관심을 끌었다. 각자의 코스를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서울마라톤 플로깅’과 친구·연인·반려동물 등과 함께 뛰고 우리 동네의 러닝 코스를 소개하는 ‘우리동네 런트립’ 등이 대표적이다.

건강과 환경보호를 동시에 실천한 친환경 플로깅 활동은 인스타그램 11만 팔로워 수를 자랑하는 ‘런소영’ 임소영 씨, 우리 동네 대표 러너를 위한 런트립은 ‘러닝전도사’ 안정은 씨가 이벤트를 진행했다. 러닝계 최고 셀럽들이 함께 이벤트를 한 것은 올해 서울마라톤이 처음이라 의미를 더했다.

각광받은 온라인 운동장
풀코스 및 하프코스에 도전하는 러너를 위한 온라인 프로그램도 올해 서울마라톤이 최초로 선보였다. 챌린지형 자기관리 앱인 써클인과 파트너십을 통해 서울마라톤 챌린지 온라인 커뮤니티를 구성해 참가자 누구나 풀·하프코스에 도전할 수 있도록 ‘서울마라톤 랜선 운동장’을 만들었다. 러닝 앱으로 본인이 달린 누적 거리를 써클인 서울마라톤 커뮤니티에 올려 인증하는 이벤트였다.

9000여 명이 참가해 약 70%가 완주에 성공하며 오프라인대회 못지않은 장거리 러너들의 활발한 참여가 돋보였는데, 풀코스는 82%의 높은 완주율을 나타냈다. 풀·하프코스 합산 완주 미션을 달성한 참가자에게는 리미티드 에디션 완주 메달이 제공돼 마라톤의 묘미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 2일과 9일 잠수교, 잠실종합운동장 등 4곳에서 참가자 러닝 프로필을 촬영해주는 인생런 컷도 진행했다.

대회 홍보영상 메인 모델 장효진 씨와 뉴발란스 장호준 러닝 코치가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장 씨는 “2021 서울마라톤 모델로 참가해 평생의 추억거리가 생겼다. 단순 기록을 인증하는 타 온라인대회와 달리 러너들과 같이 호흡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서울마라톤은 생애 최고의 마라톤으로 기억할 것 같다. 내년에는 광화문에서 모두 함께 달리는 순간이 왔으면 한다”며 활짝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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