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역사적 컴백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이 21일 오후 8시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사진|뉴시스

방탄소년단의 역사적 컴백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이 21일 오후 8시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사진|뉴시스



방탄소년단 컴백 앨범 수록곡 ‘보디 투 보디’의 가사 일부분. ‘겨레의 마음’이 통했다.

21일 오후 8시 왕의 귀환을 보기 위해 광화문 광장에 모여든 전 세계인은 ‘보라색 피’로 하나된 겨레였다. 가장 독보적인 글로벌 아이콘의 “가장 상징적인” 복귀 무대였음은 ‘반박불가’일 듯하다. 새 노래 8곡 포함 12곡을 압축적으로 쏟아냈고, 러닝타임 1시간내내 수십만 인파의 육성이 지축을 흔드는 역사적 장관을 연출했다.

전무후무했던 만큼 준비 과정에서 우여곡절 또한 있었지만, 결국 ‘결과’로 증명해 보였다. 이날의 모멘트는 글로벌 OTT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 국에 ‘생중계’됐다. 아티스트 ‘단독’ 공연을넷플릭스 실시간 송출하기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방시혁, ‘신의 한수’ 美쳤다.

국적불문 ‘아리랑’을 함께 부르는 광경을 지금껏 본 적이 있던가. 이날 컴백 공연에서 실현됐다.

‘아리랑’의 주요 소절을 샘플링한 정규 5집 1번 트랙 ‘보디 투 보디’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고, 인파는 기다렸다는 듯 ‘아리랑’을 한 목소리로 부르는 소름 돋는 순간을 광장 곳곳에 새겼다. ‘아리랑’의 시그니처 송과도 같은 ‘보디 투 보디’의 ‘아리랑’ 차용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경복궁 월대를 배경으로, 50여 명의 무용수가 양 갈래으로 갈라지며 ‘완전체’로서 위용을 드러낸 오프닝 시퀀스는 그 자체로 압권이었다. 북악산 넘어 경복궁을 거쳐 2만여 관객이 운집한 광화문 광장에 내려앉은 드론 샷도 이번 공연의 규모와 의미를 ‘함축적’으로 설명하는 ‘더신’(SCENE)이었다.  

컴백 앨범 타이틀곡 ‘스윔’은 후반부에 배치하는 파격을 보이기도 했다.

리더 RM이 작사 전반을 맡은 이 곡은 밀려오는 흐름을 거스르기 보다 자신만의 속도로 헤엄쳐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3년 9개월여의 공백을 각자 방식으로 헤쳐온 7인의 서사와 자연스레 ‘오버랩’되는 인상을 보였다.

광화문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관람객을 사로잡은 컴백 무대 전경 사진제공|빅히트뮤직·넷플릭스

광화문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관람객을 사로잡은 컴백 무대 전경 사진제공|빅히트뮤직·넷플릭스


▲치밀한 음악적 설계

이날 공연의 세트 리스트는 새 앨범에 실린 8개 신곡을 중심으로 ‘버터’(Butter), ‘마이크 드롭’(MIC Drop), ‘다이너마이트’ 등 오늘의 방탄소년단을 완성한 ‘방점’들을 ‘고르게 배치’하는 형식을 띠었다. 여기에 현존 최고의 팬 송으로 손꼽히는 ‘소우주’로 문을 닫으며 ‘다시, 방탄소년단’의 시대가도래했음을 선언했다.  

무대 배치 역시 눈에 띄었다. ‘아치 스테이지’로 불리는 큐브형 무대(12mX11m) 너머 본무대(18mX10m)를 두어 비단 ‘액자식 구성’처럼 공연 자체가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이게 끔 했다. 광화문 외벽과 연동한 거대 미디어 아트와 방탄소년단 응원봉 ‘아미밤’의 불빛까지 더해져 광장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캔버스가 됐다.

마침내 돌아온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뮤직·넷플릭스

마침내 돌아온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뮤직·넷플릭스


▲전 세계 대중 문화 사의 한 페이지로

넷플릭스를 통한 전 세계 생중계는 그 상징성을 ‘전지구적 차원’으로 확장시켰다. 명감독 해미시 해밀턴, 프로듀서 가이 캐링턴으로 구성된 세계적 제작진이 뒷받침한 무대는, ‘다시 세계로’로 향하는 방탄소년단의 출정식과도 같은 인상을 안겼다.

방탄소년단에게 한편 광화문 광장은 우리 겨레와 글로벌 팬덤 아미가 부여한 소명을 재확인하는 ‘재신임’의 자리이기도 했다. 이를 잘 알고 있다는 듯 방탄소년단은 이번 공연의 ‘모토’를 ‘본 인 코리아, 플레이 포 더 월드’(Born In KOREA, Play For THE WORLD)로 삼기도 했다.


허민녕 기자 mign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