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피버 피치] ‘북한 없는’ 6월 WC예선 앞둔 벤투, 새얼굴&플랜B 마련하라

입력 2021-05-2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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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 스포츠동아DB

축구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은 선수 변화에 굉장히 보수적이다. 스쿼드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활용 폭도 넓지 않다. 벤치의 전술과 전략 역시 거의 동일해 다이내믹한 플레이를 기대하기 어렵다. 새 얼굴 발굴이 많은 것도 아니다. 낙점한 선수를 컨디션과 상관없이 고집스레 활용해 적잖은 비판에 직면하곤 했다.

A대표팀은 6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된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일정을 앞두고 있다. 전 경기가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그런데 결정적 변수가 있다. 북한의 불참이다. 지난달 말 북한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방한 포기를 알렸고, AFC도 16일 “북한의 불참이 최종 결정됐다”고 공표했다.

2승2무, 승점 8로 조 2위인 ‘벤투호’의 잔여 일정도 변경됐다. 6월 5일 투르크메니스탄, 9일 스리랑카, 13일 레바논과만 맞붙는다. 현재 조 1위는 3승2패(승점 9)의 투르크메니스탄이다.

가장 껄끄러운 상대를 피한 만큼 벤투 감독의 팀 운용에는 한결 여유가 생겼다. 7월 도쿄올림픽 출전을 앞둔 올림픽대표팀 김학범 감독과 선수차출을 놓고 갈등을 빚을 필요도 없다. 3월 원정 한·일전을 앞두고 벤투 감독은 올림픽대표팀의 주축 자원인 이동준, 원두재(이상 울산 현대), 엄원상(광주FC), 조영욱, 윤종규(이상 FC서울) 등을 대거 발탁해 김 감독을 당혹스럽게 했다.

6월에는 다르게 접근했으면 한다. 연령제한이 없는 와일드카드는 차치하고 24세 이하 선수들은 김 감독에게 차출 우선권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에 좀더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A대표팀이 우선’이란 원칙을 이해하지만, 때로는 주변을 배려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 24일 명단 발표를 앞두고 벤투 감독이 고집을 전혀 굽히지 않는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어 당황스럽다.

또 북한의 불참을 최대한 활용해 A대표팀이 ‘비 올림픽대표팀’ 범위의 새 얼굴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 큰 부상에서 회복된 김진수(알 나스르), 정상 컨디션이 아닌 홍철(울산) 등이 책임진 왼쪽 풀백에 강상우(포항 스틸러스)나 이기제(수원 삼성)를 선택하는 과감함도 필요하다. 벤투 감독은 3월 일본 원정에서 ‘반사적’ 선발과 기용으로 참패했다. 반복된 실패는 벤치의 역량에 의문부호를 남긴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의 공백에 대비한 ‘플랜B’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 레바논을 상대할 때 먼 거리를 날아온 손흥민이 풀타임을 소화할 이유가 없다. 좀더 다양한 전술을 장착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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