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왕좌의 게임…“이베이 누가 잡나?”

입력 2021-05-30 1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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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운명의 시간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G마켓과 옥션, G9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윤곽이 내달 초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주간사는 예비입찰 업체들에 본입찰 일정을 6월 7일로 통보했다. 지난 3월 예비입찰에는 이마트(신세계), 롯데, SK텔레콤, MBK파트너스(사모펀드)가 적격후보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에는 신세계가 네이버와 손잡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나설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면서 인수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신세계, 네이버와 손잡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은 예비입찰 이후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다. 이베이코리아와 인수 후보들이 염두에 둔 금액 차이가 크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본래 이달로 알려졌던 본입찰이 다음 달로 미뤄진 것도 이런 이유라는 분석이다.

최근 판을 흔드는 소식이 전해졌다. 신세계와 네이버의 연합설이 등장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네이버와 함께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신세계가 최대 주주가 되고, 네이버가 2대 주주가 되는 안이다.

두 회사 모두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3월 2500억 원 규모 지분을 교환하며 혈맹을 맺은 양사가 뉴욕 증시 상장으로 실탄을 확보한 쿠팡에 맞서기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도 협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와 네이버 연합설이 나오면서 다른 후보자들의 행보에도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경쟁자들도 동맹을 맺고 인수전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관련 업계에선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 등 다양한 연합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온라인에선 유독 힘을 못 쓰는 롯데의 행보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부터 ‘롯데온’ 등 관련 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했지만, 선두 기업과 격차가 여전히 커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최근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의 나영호 롯데온 신임 대표 체제를 출범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이베이 잡으면 주도권 잡는다

본입찰 전까지 후보자들 간 치열한 수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인수대금 규모가 워낙 커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일부 있지만, 때를 놓치면 경쟁사에 승기를 뺐기고 급부상하는 새로운 시장에서 낙오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일단 e커머스 시장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20조 원으로 추정된다. 네이버(27조 원), 쿠팡(22조 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새 주인이 되는 기업은 단번에 상위권으로 치고 나갈 수 있다.

연합설이 나온 신세계와 네이버가 함께 인수할 경우 단순 합산으로 연간 거래액 약 50조 원 안팎의 초대형 e커머스 동맹이 완성된다. 네이버 쇼핑 부문과 쿠팡의 성장으로 거래액 기준 3위로 내려앉았지만, 국내 e커머스 전문 기업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기업이란 점도 이베이코리아의 매력 요소다.

후보들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등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 얻게 될 효과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전략을 짜면서 치열한 본입찰 눈치 싸움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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