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의성 “언젠가 배신할거란 댓글, 즐거웠죠”

입력 2021-05-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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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종영한 SBS ‘모범택시’에서 의로운 캐릭터를 선보인 김의성은 “고착화된 악역 이미지를 이용해 반전을 줘 재미있었다”며 웃었다. 사진제공|키이스트

방송인 이금희·배우 김의성, 베테랑들의 도전하는 인생 ②

김의성 ‘모범택시’서 의인 변신

“장성철엔 따스함과 서늘함 공존
색다른 평가를 받는건 기분좋아
아버지 유언이 “재미있게 살라”
85점 정도는 되게 살고 있어요”
“새로워야 재미있죠.”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이금희(55)와 배우 김의성(56). 오랫동안 방송가와 연기 무대를 누빈 두 베테랑이 최근 나란히 새 도전에 나섰다. 이금희는 카카오TV ‘거침마당’으로 데뷔 32년 만에 예능 세계에 진출했고, 김의성은 29일 종영한 SBS ‘모범택시’를 통해 악역 대신 의로운 캐릭터로 변신했다. 각 분야는 다르지만, 도전의 이유는 단 하나다. 재미있는 인생을 위해!

‘역대급 악역에 매국노 전문까지….’

김의성이 그동안 얼마나 강렬한 악역을 소화해왔는지 알 수 있다. 영화 ‘부산행’과 ‘암살’,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등을 거치면서 대체 불가한 ‘악역 전문’으로 자리매김했다.

“수많은 배우들 사이에서 이름 알리기도 힘든데, 거기다 캐릭터까지 얻었으니 더할 나위 없다”며 만족했던 그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사적복수 대행업체 ‘무지개운수’ 대표 장성철로 출연해 15.3%(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거둔 ‘모범택시’에서 “악역 아니냐?”라는 의심(?)을 뒤로하고 끝까지 착한 역할로 등장했다. 26일 서울시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의성은 “그렇게 믿으라고 했건만”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방영 내내 ‘저 사람 언제 배신할지 모른다’는 댓글을 보는 게 즐거웠어요. 고착된 악역 이미지를 통해서 드라마를 즐기는 한 방법을 제공해 뿌듯했죠. 따뜻함과 서늘함이 공존하는 이중적인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 싶었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 아닌가 싶어요.”

지난해 개봉한 영화 ‘돌멩이’ 속 신부에 이은 선한 캐릭터다. ‘이미지 변신을 노린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냥 하라니까 하는 거지!”라는 농담 섞인 대답이 돌아왔다.

“연기를 하면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적은 없어요. 착한 역할에 ‘어색하다’는 댓글도 종종 달리니 역시 쉬운 건 없다는 생각도 들고요. 다만 캐스팅한 제작진이 저를 충분히 쓸 가치가 있다고 확신해준 것은 고마워요. 배우로서 색다른 평가를 받는 일은 분명히 기쁘니까요. 물론 연기하기에는 악역이 조금 더 재미있긴 해요.”

‘재미’는 연기의 원동력이다. 1999년부터 10여 년간 떠나 있던 영화계에 다시 돌아온 이유도 2010년 무렵 돌아가신 아버지의 “재미있게 살라”는 유언 때문이었다.

“‘재미있게 살기’ 영역이 있다면 100점 만점에 85점 정도는 줄 수 있을 만큼 살고 있어요. 무엇보다 배우라는 직업 덕분이죠. 재주 있는 사람들과 함께 재미있게 일하는 세계거든요. 좋은 친구들을 만나 맛있는 음식 먹으며 사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SNS를 통해 각종 사회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일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뭘 해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고, 대부분은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저를 둘러싼 편견 중 깨고 싶은 것은 딱히 없어요. 저의 행동으로 비롯된 오해 역시 제가 사회에 녹아있는 모습 중 하나라 생각해요. 타격을 안 받습니다. 마음대로 하세요. 하하하!”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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