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조현병 진료 연구 발표

입력 2021-05-31 11: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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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중선 교수(왼쪽)과 주성의 전문의. 사진|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중선 교수(왼쪽)과 주성의 전문의. 사진|서울아산병원

이중선·주성우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 국제학술지 게재
1~3개월 장기지속형 주사제 치료중단율 36% 더 낮아
“약물 임의중단 예방, 주사제로 치료 성공률 높일 것”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주사제로 약물복용 순응도가 낮은 조현병 환자들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현병은 사고, 감정, 감각, 행동 등 인격 전반에 걸쳐 변화가 생기는 정신질환으로 예전 ‘정신분열증’으로 불렸다. 주로 10대 후반에서 20대까지 초기 성인기에 발생해 오랜 기간 지속되며, 대부분 항정신병 약물로 치료한다. 몇몇 조현병 환자들로 인한 범죄나 사고가 발생해 위험한 질환이라는 사회적 편견이 있지만 이는 약을 제대로 먹지 않거나 중단하는 등 적절히 치료받지 않은 일부 사례이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중선 교수와 주성우 전문의는 조현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항정신병 약물 치료 양상을 분석한 결과,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경구용 약물을 복용한 경우에 비해 치료중단율이 약 3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활용해 총 4만4396명의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항정신병 약물의 종류에 따른 재발 위험률과 치료 중단율을 분석했다.

이전에도 조현병 환자의 항정신병 약물 치료에 관한 연구들이 있었지만,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짧은 기간 동안 이루어진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이번 연구는 실제 조현병으로 장기간 진료 받은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뤄졌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투여한 경우와 약물에 노출되지 않은 경우를 비교한 결과에서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가 재발 위험률을 약 71%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두 가지 이상의 항정신병 약물을 이용한 병합 요법과 단독 요법을 비교한 결과 병합 요법이 단독 요법에 비해 재발 위험을 약 1.5배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 발생 위험 증가 및 약물 간 상호작용에 대한 우려로 병합 요법을 시행하는 것을 꺼려왔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병합 요법의 치료 중단율이 단독 요법에 비해 높지 않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주성우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경구용 약물을 처방하면 실제로 약을 잘 복용하는지 확인이 어렵고 임의적인 복용중단도 많아 재발의 원인이 된다”며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한 달 혹은 세 달 주기로 1회만 투여하면 효과가 지속돼 매일 복용하는 경구약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중선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조현병 환자들의 진료에 장기 지속형 주사제를 적극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정신의학(Psychologic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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