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 리포트] 희생플라이 제로·무득점만 4차례…무사 만루가 무서운 롯데

입력 2021-06-04 06: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롯데 선수단. 스포츠동아DB

무사 만루. 야구에서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찬스다. 무사 만루 기대득점은 리그 흐름, 상황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2.5점을 상회한다. 두세 점은 뽑아야 평균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에 무사 만루는 오히려 공포의 대상처럼 느껴진다.

롯데는 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9로 패하며 올 시즌 첫 3연승 및 스윕에 실패했다.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가 1회부터 개인 1이닝 최다 7실점을 기록하는 등 초반부터 승기를 내준 점이 뼈아팠다. 이 과정에서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던 유격수 딕슨 마차도의 실책이 끼어있던 점도 아쉬웠다.

1회부터 스코어가 크게 벌어졌지만 롯데에 찬스가 없던 것도 아니었다. 실제로 3회초 1사 후 지시완의 볼넷을 시작으로 3점을 뽑아 3-7까지 따라붙었다. 6차례의 공격 기회가 남았으니 4점차는 충분히 도전해볼 만했다.

실제로 이후에도 찬스를 만드는 것까진 성공했다. 가장 좋은 기회는 3-8로 뒤진 6회초였다. 키움 선발 에릭 요키시는 5회까지 89구를 던지며 3실점했다.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요키시 상대로 정훈의 안타와 민병헌의 2루타, 한동희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일반적인 통계대로 최소 2점만 뽑아도 석 점 차까지 따라붙는 상황. 하위타선이지만 기대를 해볼 만했다.

키움 벤치는 김태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양 팀 모두 승부처로 판단한 순간. 첫 타자 롯데 김민수가 우익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강한 타구 생산에 성공했지만 너무 정면이었다. 이용규의 송구가 약하기 때문에 태그업을 시도해볼 수도 있었지만, 무사였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은 듯했다. 그러나 뒤이어 지시완과 강로한은 삼진으로 물러났다. 무사 만루 무득점. 롯데의 추격 의지가 꺾인 순간이었다. 이날 롯데는 10개의 잔루를 기록한 채 분패했다.

시즌 내내 무사 만루가 악몽과도 같다. 롯데가 올 시즌 12번의 무사 만루 찬스에서 기록한 타점은 단 6개다. 심지어 희생플라이는 0개다. 무사 만루에서 최소한의 짜내기를 단 한 번도 해내지 못하고 있다. 무사 만루 타율은 0.182, 출루율 자체도 0.250에 불과하다.

KBO 공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롯데가 무사 만루에서 무득점으로 이닝을 마친 것은 이날이 4번째다. 리그 최다 1위다.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 KIA 타이거즈 등 2위 그룹이 2회다. 무사 만루 찬스 자체도 12번으로 적게 만들었는데 결과도 좋지 못하다. 표본이 많지 않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찬스를 찬스답게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무사 만루. 일반적으로 수비팀에게 무서운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 롯데는 공격 때 무사 만루가 두렵다.

고척|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