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백정현이 쓴 반전 스토리, 선발 불안한 삼성에 한줄기 빛

입력 2021-06-09 15: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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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백정현.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 좌완투수 백정현(34)은 올 시즌을 팀의 5선발로 출발해 11경기에서 5승4패, 평균자책점(ERA) 3.17을 기록 중이다. 8일 대구 KIA 타이거즈전 5.2이닝 4안타 무실점을 포함해 최근 3경기에선 18.2이닝 동안 1점만 내주는 호투를 이어가며 2승을 챙겼다. 최근 선발진이 흔들리고 있는 삼성이지만, 백정현의 분전 덕분에 여파를 최소화하며 상위권에서 순위경쟁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은 외국인투수 벤 라이블리(29)의 부상 이탈로 대체선수를 영입한 뒤 합류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비자 발급을 진행 중인 마이크 몽고메리(32)의 KBO리그 등판은 빨라야 6월말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그 전까지는 대체선발로 버텨야 한다. 게다가 큰 기대를 모아온 좌완 최채흥(26)은 5월 부상에서 회복해 팀에 합류한 뒤에도 지난해의 구위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시즌 개막 이후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지키면서도 다소 기복을 보였던 백정현이 이처럼 최근 들어 반전투로 희망을 불어넣어줌에 따라 삼성으로선 그나마 고민을 덜 수 있게 됐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개막 이전 백정현을 5선발로 일찌감치 낙점하면서도 “이제는 확실히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팀 내 가능성 있는 젊은 투수들이 성장세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백정현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분발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백정현은 개막 이후 4경기까지는 나쁘지 않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간혹 제구가 흔들려 볼넷을 제법 허용했지만, 실점은 최소화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삼성이 개막 이후 한 달간 선두를 달리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 뒤로는 꾸준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 경기를 잘 던지면 다음 경기에선 실점이 불어나는 일이 반복됐다. 4월 2.40까지 내려갔던 그의 ERA는 5월 들어 4.39까지 치솟았다.

베테랑 투수답게 팀의 선발로테이션이 흔들리자 더 강해졌다. 지난달 26일 NC 다이노스 타선을 5.1이닝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된 뒤 2경기에선 아예 1점도 내주지 않는 등 마운드에서 든든하게 팀을 지탱하고 있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선 득점권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는 등 위기관리능력을 뽐냈다.

2007년 데뷔한 ‘원 클럽 맨’ 백정현은 삼성이 맛본 영욕을 함께한 선수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어느덧 15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은 2017년과 2019년 기록한 8승이다. 백정현이 명가의 부활을 선언한 삼성과 함께 올 시즌을 커리어 하이로 장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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