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드라마’의 역주행

입력 2021-06-10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야인 이즈 백’. 사진제공|카카오TV

태조 왕건·전원일기 등 다시보기 열풍
‘야인 이즈 백’ 등 예능 콘텐츠로도 인기
‘옛날드라마’가 뜬다.

KBS 1TV ‘태조 왕건’을 비롯해 MBC ‘전원일기’, SBS ‘야인시대’ 등 1980∼2000년대 드라마들이 ‘다시보기 정주행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유튜브와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드라마전문 케이블채널 등 각종 플랫폼을 통해 중장년층뿐 아니라 1020세대 시청자까지 사로잡았다.

2002년 방영해 50%대(닐슨코리아) 시청률을 기록한 ‘야인시대’는 온라인에서 당시 인기를 재현하고 있다. 김영철의 “사 딸라”, 김영인의 “내가 고자라니” 등 극중 명대사가 ‘밈’(인터넷상 유행 콘텐츠)현상으로까지 번진 덕분이다.

최근 이를 패러디한 예능 콘텐츠까지 나왔다. 주인공 김두한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안재모가 ‘야인시대’ 속 캐릭터로 등장하는 카카오TV ‘야인 이즈 백’이다. 개인 SNS를 통해 드라마를 향한 남다른 사랑을 드러낸 개그맨 이진호와 래퍼 사이먼 도미닉 등도 자청해서 출연했다.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방영한 ‘전원일기’는 MBC ON 등으로 꾸준히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OTT 웨이브에서는 5월 마지막 주(24일∼30일) 인기 드라마 차트 10위에까지 올랐다. 최근에는 22년간 총 1088회의 국내 최장수 드라마 방영 기록과 함께 촬영 뒷이야기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연기자 정태섭이 출연 도중 2001년 직장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그가 연기한 이 노인도 극중 사망한 것으로 설정해 장례식 장면을 삽입했다는 사례 등이다.

지상파 방송사도 각 유튜브 계정으로 인기에 ‘화력’을 더한다. SBS는 ‘빽드-스브스 옛날 드라마’로 ‘여인천하’ 등을 10분가량 영상으로 재가공해 공개하고 있다. KBS와 MBC도 각각 ‘옛날티비-KBS 아카이브’와 ‘옛드:옛날 드라마’를 운영 중이다. 온라인에서 ‘짤’(짧은 동영상이나 사진)로 자주 등장하는 MBC ‘제5공화국’과 ‘허준’, KBS 1TV ‘용의 눈물’ 등 드라마의 명장면을 모았다. 각각 20여만 구독자를 모은 계정의 영상은 많게는 50만 조회수를 넘기며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9일 “‘야인시대’가 컴퓨터그래픽이나 특수촬영 없이 선보인 정통 액션, ‘전원일기’의 자극 없는 일상적인 풍경 등 지금은 찾을 수 없는 볼거리가 시청자의 호기심을 새롭게 잡아끈 결과”로 분석했다. 그는 “아날로그문화에 대한 대중적 동경이 복고 열풍과 맞물리면서 더욱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