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엔린이 출신’ 정현 바꾸는 NC 구성원들 “운명에 몸을 맡겨보겠습니다”

입력 2021-06-30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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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창단 후 2013년 1군 진입. NC 다이노스를 응원하며 프로선수의 꿈을 키운 이가 입단해 활약하기엔 아직 부족한 시간이다. 하지만 ‘엔린이 출신’을 자처한 이가 있다. 돌고 돌아 입은 NC 유니폼. 정현(27)은 스스로 표현한 ‘운명’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정현은 5월말 2대1 트레이드로 SSG 랜더스에서 NC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전까지 성적은 12경기서 타율 0.190(21타수 4안타). NC에서도 큰 쓰임새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정현에게 NC 유니폼은 찰떡이었다. 트레이드 이후 21경기서 타율 0.302(43타수 13안타)로 알토란같은 활약. 특히 주전 2루수 박민우가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사이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기록하는 등 쏠쏠했다. 박민우가 돌아온 직후인 2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도 선발에선 제외됐지만 대수비로 출장하며 여전한 쓰임새를 과시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정현은 “경기에 꾸준히 나가면서 밸런스가 잡히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NC에는 정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가 수두룩하다. 정현의 커리어하이 시즌으로 꼽히는 2017년(124경기 타율 0.300), KT 위즈에서 함께 했던 채종범 타격코치가 NC에 있다. 채 코치는 “2017년 좋았을 때와 비교해 메커니즘이 무너져있었다”는 말로 정현과 꾸준히 훈련을 진행했다. 이호준 타격코치 역시 “떨어지는 변화구? 속아도 괜찮아”라는 말로 정현의 자신감을 북돋웠다. 진종길 작전코치는 끝내기 상황에서도 정현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했고, 이종욱 주루코치도 주루에 대한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이동욱 감독도 “잘하고 있다. 자신감 가지면 된다”는 말로 기를 살려줬다. 정현은 “감독님과 모든 코치님들이 정말 많은 시간을 할애해주신다. 보답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대선배 박석민의 조언도 정현을 살찌웠다. 박석민은 정현에게 매 경기 매 타석을 메모로 남기라고 충고했다. 정현은 안타를 치든 아웃이 되든 벤치에 돌아오면 아웃카운트 및 주자 상황, 상대 배터리가 누구였고 어떤 코스 어떤 구질로 승부했는지를 하나하나 적어둔다. 데이터분석팀에서 주는 자료와 별개로 본인이 느낀 결과를 복기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박석민은 “(정)현이는 삼성 라이온즈 시절부터 아끼던 후배다. 현이가 안타를 치면 내가 친 것만큼 기쁘다”며 후배의 기를 살려줬다.

2012년 부산고 시절 응원하는 팀에 NC를 적었던 정현. 1군 진입도 하기 전이었으니 의아했다. 정현은 “신생팀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고향인 부산 근처 지역에 구단이 생긴 것 아닌가”라며 “이제 그 팀 유니폼을 입었다. 운명에 몸을 맡겨보겠다. 새로운 시작이자 마지막이라는 느낌”이라고 다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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