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리→정재영 환장X카타르시스 셋 (미치지 않고서야)

MBC 수목 미니시리즈 ‘미치지 않고서야’(극본 정도윤, 연출 최정인)가 리얼하고 유쾌한 오피스물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다. 짠 내 나는 ‘웃픈’ 현실을 통쾌하게 날리는 한 방이 카타르시스를 더하고 있는 것.

‘미치지 않고서야’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고민할 법한 ‘퇴사’와 ‘이직’부터,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해고’까지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눈부시게 빛나던 청춘을 지나 인생의 내리막길에 선 n년 차 직장인들.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을 법한, 어쩌면 나 혹은 우리 가족의 모습일지도 모르는 평범하고 친숙한 직장인들의 오피스 생존기가 폭넓은 공감을 선사한 것. 무엇보다, 위기 속에서 오랜 내공이 깃든 승부사 기질을 발동시킨 이들의 활약은 소소한 반란일지라도 팍팍한 현실을 견뎌내는 n년 차 직장인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줬다. 이에 제작진이 보기만 해도 대리 만족이 되는 ‘미치지 않고서야’의 통쾌한 순간을 짚었다.

● ‘트러블 메이커’ 퇴치 약은 화끈한 손맛! 문소리의 나이스 샷 한방

사내 임원이라는 목표를 향해 신입 시절부터 뼈를 묻을 각오로 앞만 보고 달려온 당자영(문소리 분)에게도 회사 생활은 쉽지 않았다. 바로 웬수같은 이혼한 전남편 한세권(이상엽 분)이 자신보다 나이도, 경험도 많은 개발자 최반석(정재영 분)을 탐탁지 않게 여겨 로봇청소기 부품 교체 문제를 이유 삼아 당자영이 팀장인 인사팀으로 내쫓았기 때문. 하지만 인사 경험이 전무한 개발자 최반석을 졸지에 부하직원으로 받게 된 당자영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한세권의 치졸한 장난에 곧바로 그를 찾아가 시원하게 한 방 뒤통수를 날린 것. 어느 직장에서나 한 명쯤 있을법한 얄미운 현실 빌런이자, 못 말리는 ‘트러블 메이커’에게 단죄를 내리는 화끈한 손맛은 첫회부터 시원한 웃음과 사이다 엔딩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 상상은 현실로~! n년 차 고수는 참지 않지! 상사 이상엽 멱살 잡은 정재영의 반란

누구나 꿈꾸지만,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상 속 장면도 펼쳐졌다. 갑작스럽게 인사팀에 불시착한 최반석. 납득할 수 없는 상황에도 애써 눌러둔 ‘똘기’를 자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구매팀 팀장 팽수곤(박원상 분)으로부터 데모 시연회 당시 문제가 되었던 ‘메가 8000’이 그대로 주문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최반석은 시연회 당시 사용한 로봇청소기 샘플을 찾아냈고, 자신이 제안한 부품이 아닌 문제를 제기했던 기존의 알파 300이 들어있음을 발견했다. 한세권에게 진실을 추궁했지만, 오히려 개발팀에 다시 오고 싶어서 쇼하는 거 아니냐며 도발했다. 하지만 알 것 다 아는 n년 차 고수 최반석은 참지 않았다. 뻔뻔한 한세권의 멱살을 쥔 최반석. 필터링 없이 아무 말이나 내뱉는 진상 상사에게 날린 최반석의 한 방에 시청자들 역시 과몰입, 뜨거운 응원을 쏟아냈다.


● “야! 네가 날 평가해?” ‘똘기’ 폭발! 정재영의 로봇청소기 린치 사건

황당한 인사이동에도 승부사 기질을 발동시켜 버티기를 선택한 최반석은 직장인들의 ‘공감캐(공감캐릭터)’로 단숨에 등극했다. 한세권의 꼼수로 개발자 인생에 스크래치가 난 최반석은 자신의 억울함을 풀고 싶었다. 날 선 신경전은 물론, 몸싸움까지 마다하지 않았지만 결국 돌아온 건 상사들의 잔소리뿐. 만렙의 행동력으로 ‘똘기’를 발동시킨 최반석은 회심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문제의 로봇청소기를 납치한 것. 최반석은 의미심장한 미소가 담긴 사진과 함께 찾고 싶으면 인사팀으로 오라는 메시지를 한세권에게 남겼다. 부리나케 달려와 진실을 털어놓고 잘못을 비는 한세권이 보는 앞에서 로봇청소기를 박살 낸 그의 행동력은 짜릿했다. 하지만 그가 부순 건 고장난 다른 청소기. 속았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한세권을 향해 “야! 네가 날 평가해? 너 사람 잘못 봤어”라고 경고하는 최반석의 반란은 현실 속 억눌린 직장인을 대변해 세상을 향해 날린 한 잔 사이다 발언이었다.

제작진은 “팍팍한 현실을 견뎌내는 n년 차 직장인들에게 트리거가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평범하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n년차 직장인들의 뒤집기 한판을 기대해 달라. 앞으로도 매회 공감 그 이상의 짜릿한 카타르시스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치지 않고서야’ 3회는 30일 밤 9시 방송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