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보다 값진 팀의 가치, ‘7이닝 111구 3실점’ 원태인의 투혼

입력 2021-06-30 18: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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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원태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원태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21)이 10승 도전을 다음으로 미뤘지만, 팀의 핵심 선발투수로 올라섰음을 확실히 입증했다. 올 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투구수를 넘어서면서까지 팀에 보탬이 되려고 한 점이 돋보였다.

원태인은 30일 인천 SSG 랜더스와 더블헤더 제1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6안타 1홈런 3볼넷 4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직전 등판(24일 한화 이글스전·7이닝 1실점)에 이어 2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ERA)은 2.48에서 2.54로 조금 올라갔다. 최고 구속 148㎞의 직구(50개)와 슬라이더(32개), 체인지업(27개), 커브(2개)를 섞어 111구를 던졌다.

놓칠 수 없는 한판이었다. 올 시즌 10승 선착이 걸려있었고, 팀은 더블헤더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기에 불펜 소모도 최소화해야 했다. 그만큼 어깨가 무거웠다. 다소 부담을 느낀 탓인지 3회까지 3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살짝 흔들렸고, 투구수도 68구에 달해 긴 이닝을 소화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올 시즌 활약을 통해 달라진 입지만큼 책임감도 커졌다. 3회말 1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뒤 4회부터 7회까지 투구수는 43개에 불과했다. 공격적 투구로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늘리며 야수들의 템포 유지에도 도움을 줬다. 6회말 한유섬에게 역전 2점홈런을 맞고도 흔들리지 않고 다시 일어섰다.

경기가 3-3 무승부로 끝나 승패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이날 원태인의 투구는 단연 돋보였다. 불펜에 과부하가 걸린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선발투수의 역할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다. 이어 등판한 삼성 불펜투수는 이승현과 마무리 오승환이 전부였다. 최근 4경기에서 3차례나 QS+를 기록한 투수다웠다.

삼성은 기존 외국인투수 벤 라이블리가 부상으로 방출되면서 선발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해 에이스 역할을 했던 데이비드 뷰캐넌에 원태인까지 힘을 보태면서 상위권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데뷔 3년차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베테랑을 연상케 하는 배짱과 씩씩함은 원태인의 확실한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여기에 새 외국인투수 마이크 몽고메리가 합류하면, 삼성 선발진에는 그만큼 기댈 곳이 많아진다. 원태인이 확실한 선발투수로 자리 잡은 것이 삼성에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준 한판이었다.

인천|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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