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초단기 임시직 감독을 찾고 있는 대한배구협회

입력 2021-07-06 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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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배구협회(KVA)가 새 여자대표팀 감독을 모집한다. 그것도 초단기 임시직 감독이다.

2020도쿄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5일 대표팀 최종엔트리를 발표한데 이어 6일부터 충북 진천의 선수촌에서 마무리 합동훈련을 실시하는 현재 상황을 감안한다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결정이다. 마치 기존 감독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감독을 찾는 모양새다.

하지만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 현재 대표팀을 지휘하는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과는 도쿄올림픽까지만 계약이 돼 있다. 그 이후도 준비해야 한다. 여자대표팀은 올림픽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또 다른 국제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8월 29일부터 9월 5일까지 필리핀 클라크와 수빅에서 벌어지는 2021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다. 아시아배구연맹(AVC)이 주관한다.

2년 전 대한배구협회는 사상 처음으로 서울에서 대회를 유치하고 많은 기대를 했지만 준결승전에서 일본 이시카와 마유의 돌풍에 밀리며 결국 3위에 그쳤던 기억이 생생하다.

라바리니 감독과의 재계약 여부는 도쿄올림픽 이후 결과를 보며 다시 논의해야겠지만 재계약을 하더라도 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은 불가능하다. 이탈리아리그 노바라의 감독을 맡고 있는 라바리니는 올림픽 이후 소속팀으로 복귀해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 뽑히는 여자대표팀 감독은 임시직이다. 배구협회는 2일 협회 홈페이지에 감독선발 공고를 냈다. 8일까지 지원자를 받는 선발공고에 따르면 새로 선임되는 감독은 8월 중에 있을 대표팀 강화훈련부터 시작해 아시아선수권대회 종료 뒤 귀국하는 9월 6일까지가 임기다. 재임기간이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최단기 임시직 일자리다.



이런 조건을 감안했을 때 얼마나 많은 지도자들이 대표팀 감독에 지원할지는 알 수 없다. 배구협회도 이런 사정을 감안해 사전에 정지작업을 했다. 협회 관계자가 감독공모 발표 이전에 현직 프로팀 감독에게 아시아선수권대회 때만 대표팀을 맡아줄 수 있는지 의사를 타진했다. 대답은 뻔했다. V리그 여자팀은 8월 23일부터 29일까지 의정부 KOVO컵에 출전한다. 이 대회를 포기하면서 대표팀을 맡아줄 감독도 이를 허락해줄 구단도 없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이번에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와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표선수는 본인이 원할 경우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아도 된다. 박기주 여자경기력향상이사는 “그동안 대표팀을 위해 헌신한 선수들은 그 대회만큼은 쉬게 해줘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렇게만 되면 V리그 각 팀의 주전 선수들에게는 최소한의 휴식시간이 보장되고 대표선수 차출을 놓고 프로팀 및 한국배구연맹(KOVO)과 타협의 여지는 생긴다.

그동안 많은 배구인과 팬들이 장기적인 대표팀 발전계획을 세우라고 주문했지만 배구협회는 아직 도쿄올림픽 이후 밑그림을 완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이후 대표팀의 세대교체는 필연적인 가운데 새 대표팀은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하는지 이제부터 많은 전문가와 KVA, KOVO의 논의가 필요하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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