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원이 형도 한다”…SNS로 MZ세대와 소통행보

입력 2021-07-13 17: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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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비슷한가요? 어잇, 잘 그렸네.” “찔리는 얘기들도 많네요. 올바른 기업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하카소’로 인기를 얻은 개그맨 하준수와 함께 등장한 영상에서 한 말이다. 최 회장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동영상 등을 통해 MZ세대와의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스타그램으로 일상을 공유하는 한편, 최근 각광받고 있는 소셜 오디오 플랫폼에서 라이브 토크쇼도 가졌다. 일반에 공개된 개인 SNS를 운영하는 건 4대 그룹 총수 중 최 회장이 처음이다.

인스타에 ‘야근·게임’ 등 일상 공유

최 회장은 최근 ‘papatonybear’라는 이름으로 인스타그램에 개인 계정을 개설한 뒤 최근까지 일상의 얘기를 올리고 있다. 어릴 때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과 함께 찍은 흑백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소파에 기대 앉아 스마트폰으로 추억의 게임 ‘갤러그’를 하는 사진도 게재했다. ‘#야근 설정아님’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사진도 공유했다.

그 밖에 SK주유소가 등장하는 블록 장난감 사진, 고양이와 함께 계단을 내려오는 동영상 등도 올렸다. 최 회장의 인스타그램은 13일 기준 게시글이 7개임에도 팔로워가 4000명을 훌쩍 넘었고, “진짜 회장님?”, “SK하이닉스 구성원입니다. 개설 축하드려요” 등의 댓글도 달렸다.

최 회장의 SNS 활동은 자기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는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친근한 기업인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한편 그동안 강조해 온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한 창구로 SNS를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셜 오디오 플랫폼에도 등장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 수장으로서도 소통 강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9일에는 대한상의가 ‘우리가 바라는 기업’을 주제로 개최한 ‘오디오 라이브 토크쇼’에 직접 참석해 각종 질문에 답했다. 이 행사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소셜 오디오 플랫폼 중 하나인 카카오의 ‘음’을 통해 이뤄졌다. 적극적인 대화가 오가면서 예정보다 30분가량 길어진 2시간 동안 진행됐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기업가정신 등은 물론 다소 민감한 대기업의 승계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대한상의가 기업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한다는 취지로 추진하는 ‘우리가 바라는 기업 국민 소통 프로젝트’ 홍보에도 직접 나섰다. 의견 수렴을 위해 개설한 웹사이트에 게재된 동영상에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핵심을 잘 짚어내는 캐리커처로 화제를 모은 개그맨 하준수와 함께 등장해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하준수가 그린 캐리커처를 보고 당황하며 웃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기업에 바라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서는 “기업도 앞으로 사회에 많은 기여와 공헌을 할 수 있도록 올바른 기업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용진·박용만 등도 SNS 적극 활용

최 회장 외에도 MZ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SNS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 총수들이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다. 정 부회장은 식당이나 음식 등 일상에서 일어난 일들도 많이 올리지만, 신제품이나 서비스도 SNS를 통해 알리고 있다. 최근 자신의 닮은꼴로 화제가 된 신세계푸드의 고릴라 캐릭터 ‘제이릴라’에 대해 까칠한 표현을 한 것도 홍보의 일환이라는 얘기가 있다.

또 소셜 오디오 플랫폼 클럽하우스에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을 직접 거론하면서 야구단 SSG 랜더스를 알리기도 했다. 적극적인 SNS 활동으로 때론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요리 재료 사진을 올리면서 “가재야 잘 가라 미안하다 고맙다” 등의 멘트를 달았는데, 이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밖에 두산그룹 회장과 대한상의 회장 등을 지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도 SNS에 수시로 글을 올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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