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시절 소년범 전력을 둘러싼 논란을 사실상 인정한 배우 조진웅이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이와 별개로 이미 촬영을 완료한 tvN 야심작 ‘두 번째 시그널(시그널2)’ 제작사와 방송사의 현실적인 고민은 이제부터다.

‘시그널2’는 tvN의 개국 20주년에 맞춰 8부작 규모로 내년 편성이 일찌감치 예고돼 있었다. 김은희 작가를 비롯해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 등 ‘시그널’ 신드롬의 주역들이 고스란히 속편 제작에도 합류했다.

‘시그널2’는 8월 촬영을 이미 마쳤다.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등장하는 조진웅 교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대체 연기자를 물색해 재촬영을 한다해도 그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tvN은 “드라마는 후반 작업 중으로 해당 (조진웅)논란을 지켜보며 향후 편성 등 방향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배우 리스크에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방송계 안팎에선 피해 배상 등 ‘위약벌 이슈’가 다시금 뜨거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드라마 및 영화, 광고 등 출연계약에는 사회적 물의 등으로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을 경우 이에 상응하는 위약벌이 명시돼 있다.

주연급 배우의 회당 드라마 출연료가 1억 원선에 형성돼 있음을 감안하면, 조진웅은 이번 파문 여파로 8회 개런티의 ‘배액’인 15억원 이상을 물어내야할 수도 있다.

이와 맞물려 문화체육관광부가 7월 개정해 발표한 ‘대중문화예술인 방송 출연 표준 계약서’ 또한 눈길을 끌고 있다. 개정된 표준 계약서에는 출연자로 인한 손해 발생 범위가 ‘확대, 구체화’됐으며 연예인을 관리 대행하는 기획사의 책임 또한 대폭 강화됐다.

개정 계약서 조항을 적용한다면 조진웅은 작품 재촬영 및 편성변경 등에서 오는 손해배상에까지 직면할 수 있다. 다만 관행 및 판례에 근거한 ‘추정’이란 점에서 실제 법적다툼으로 이어졌을 경우 공개되지 않은 ‘실 계약서’의 효력이 더 비중있게 다뤄질 수 있다.

드라마가 예정대로 편성된다고 해도 ‘여론 부담’ 이로 인한 광고 판매 위축 등 리스크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편성 연기나 방영 회차 축소, 방영 무산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제작사와 방송사는 엄청난 재무적 손실을 안게 된다.

조진웅은 5일 고교생 시절 친구들과 함께 차량을 훔쳐 무면허 운전을 하는 등 중범죄에 연루돼 소년원에 송치됐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조진웅은 파문 발생 하루 만인 6일 오후 제기된 과거사 의혹 가운데 ‘일부는 사실’임을 인정하고는 은퇴를 선언했다.


김겨울 기자 win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