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기대와 우려 뒤섞인 이강인, ‘황금 왼발’ 번쩍일까?

입력 2021-07-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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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스포츠동아DB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나오는 단골 구호가 “1차전을 잡아라”다. 아무래도 첫 경기에서 승점을 챙겨두면 여러모로 유리하다. 특히 조별리그에서 승점 3이 갖는 힘은 어마어마하다.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B조에 속한 한국은 22일 오후 5시 뉴질랜드와 1차전을 갖는다.

하지만 첫 판은 누구나 어렵다. 부담감과 긴장감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 선수 뿐 아니라 감독도 얼어붙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능력과 함께 경험이 중요하다. 큰 경기, 큰 무대를 밟아본 선수라면 그 압박감이 조금은 덜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강인(20·발렌시아)에 대한 기대감은 커진다. 빅리그인 스페인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고, 골든볼을 수상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도 능력을 확인했다. 또 자신감은 하늘을 찌른다. 그의 목표는 금메달이다. 우승에 대한 강한 집념을 숨기지 않는다. 2년 전 U-20 월드컵 준우승에 이어 이번엔 올림픽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강인의 가장 큰 장점은 절묘한 패싱력이다.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강력한 프리킥도 일품이다. 아울러 ‘막내형’답게 특유의 친화력도 돋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회가 1년 늦춰지면서 연령 제한이 24세 이하로 조정됐는데, 이강인은 와일드카드를 제외하고 4살 많은 형들과도 격의 없이 지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몸 상태는 완전치 않은 듯하다. 컨디션 사이클을 조별리그 1차전에 맞췄겠지만 평가전을 통해 본 그의 플레이는 기대엔 못 미쳤다.

이강인이 올림픽대표팀에서 첫 선을 보인 건 지난달 15일 가나전이다. 선발로 나서 후반 17분까지 뛰었는데, 한 차례 그림 같은 프리킥을 제외하면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은 이강인의 천부적인 재능을 믿고 최종 명단에 넣었다.

아르헨티나와 평가전(13일·2-2 무)에 후반 교체 투입된 그는 과감한 패스와 날카로운 슈팅을 날리는 등 짧은 시간동안에도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했지만, 완성된 그림을 만들지는 못했다.

프랑스와 평가전(16일· 1-2 패)도 마찬가지다. 선발로 나서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을 오가며 활동량이 넓혔지만 눈길을 사로잡기엔 부족했다. 이강인이 볼을 잡으면 상대는 2명 이상이 잽싸게 에워싸는 등 밀착 마크를 했는데, 여기에 대한 대비책만 부각됐다. 탈압박과 함께 속도감 있는 패스가 김 감독이 요구하는 부분이다.

그래도 이강인에 대한 믿음은 강하다. 나이는 어리지만 풍부한 경험과 수준급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특히 창의적인 플레이의 원천인 왼발에 시선이 쏠린다. 이강인이 주무기인 ‘황금 왼발’로 올림픽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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