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기자의 여기는 도쿄] 재일교포 안창림-김지수의 특별한 도전을 지켜봐주세요

입력 2021-07-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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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림(왼쪽), 김지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네이버

26일 일본 도쿄도 지요다구 부도칸에서 열리는 2020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73㎏급과 여자 57㎏급에 출전하는 안창림(27·필룩스)과 김지수(21·경북체육회)는 재일교포 3세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태어나고 자란 나라이자 유도종주국인 일본에서 열리는 올림픽무대를 밟는다는 것은 이들에게 매우 특별한 일이다.

이들은 모두 일본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안창림은 지금도 세계랭킹 4위에 올라있고, 2018년 아제르바이잔 바쿠 세계선수권대회 우승까지 차지했던 세계적 선수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지나친 부담감 탓에 16강에서 탈락했지만, 경력을 보면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에게도 정복하지 못한 고지가 있다. 일본에서 열린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없다는 점, 국제종합대회 때마다 언급되는 맞수 오노 쇼헤이(일본)를 상대로 6전패를 기록 중이라는 점이다. 이번 올림픽은 이 2가지 숙원을 풀어낼 좋은 기회다. 5년 전 아쉬움을 남겼던 올림픽무대에서 다시 한번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오노와 맞대결할 때마다 경기력의 차이가 점차 줄어드는 것도 기대를 키우는 요소다.


김지수는 재일교포 여자유도선수로 한국대표팀에 뽑힌 첫 번째 사례다. 일본 슈쿠가와고교 시절 현 여자 52㎏급 세계 최강이자 일본유도의 자존심인 아베 우타를 꺾은 경험도 있다. 그랬던 그가 일본유도의 성지로 불리는 부도칸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다는 사실이 현지에서도 주목 받았을 정도다.


김지수도 안창림과 마찬가지로 일본 국적이 아니었던 까닭에 일본 내에서 중요한 대회 출전에 제한을 받았던 아쉬움은 이미 풀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여러 국제대회에 출전해 경험을 쌓았고, 이제는 첫 올림픽 무대에서 가치를 증명할 준비를 마쳤다. 특히 도쿄행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대기실 의자에 돌아 앉아 조용히 명상을 하던 모습에선 남다른 간절함이 느껴졌다.


한국유도는 늘 ‘타도 일본’을 외친다. 그러나 갈수록 두 국가의 실력차는 벌어지고 있고, 한국유도계도 이 사실을 인정한다. 이 같은 인식을 뒤집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올림픽과 같은 국제종합대회에서 실력을 입증하는 것이다. 안창림과 김지수는 그 자격을 갖췄다. 특히 안창림은 리우올림픽의 실패를 거울삼아 유럽과 남미의 파워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피나는 노력을 했다. 김지수는 본인의 체급 세계랭킹 1위 제시카 클림카이트(캐나다)를 라이벌로 꼽았을 정도로 자신감이 넘친다. 태어나고 자랐던 국가에서 열리는 올림픽. 이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길 기대한다.

도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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