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기자의 여기는 지바] ‘9년 걸린 2연패’ 한국 男사브르, 역시 세계 최강이었다!

입력 2021-07-28 2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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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남자펜싱사브르대표팀은 역시 세계 최강이었다.

오상욱(25·성남시청)-구본길(32)-김정환(38·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김준호(27·화성시청)로 구성된 세계랭킹 1위 한국은 28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멧세홀B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이탈리아(알도 몬타노-엔리코 베레-루카 쿠라톨리-루이지 사멜레)를 45-26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양궁 외의 종목에서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또 남자사브르대표팀은 2012런던대회(구본길-김정환-원우영-오은석)에 이어 이 종목에서 올림픽 2연패의 기쁨을 누렸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때는 펜싱 세부종목의 로테이션 원칙에 따라 남자 사브르가 채택되지 않았다. 2연패에 9년이 걸린 이유다.

8강전에서 이집트를 45-39로 제압한 한국은 준결승전에서 난적 독일과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이 때 베테랑 구본길이 나섰다. 31-33으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잇달아 4점을 따내며 흐름을 돌렸고, 이후 김정환과 오상욱이 큰 위기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그러나 한국선수들은 잠시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준결승 승리 직후에도 “결승전을 잘 끝내고 다시 오겠다”며 금메달을 향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결승전 상대 이탈리아의 세계랭킹은 3위로 한국보다 낮았다. 그러나 준결승전에서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아론 실라지가 버티고 있는 헝가리(세계랭킹 2위)를 제압하고 올라온 만큼 쉽게 볼 상대는 아니었다. 특히 준결승전 6라운드까지 25-30으로 끌려가던 상황을 반전시킨 기세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맏형 김정환이 결승전 첫 주자로 나서 5-4 리드를 잡았다. 곧이어 등장한 오상욱이 연달아 5점을 따내며 격차를 벌려놓았고, 구본길도 2실점 후 연속 5점을 따냈다. 첫 주자로 나서 감각을 회복한 김정환은 4라운드에서 5-1의 게임스코어를 만들었다. 스코어는 단숨에 20-7까지 벌어졌다. 재빠르게 치고 빠지는 펜싱을 구사한 김정환의 움직임은 20대 선수 못지않았다.

8라운드에서 김준호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번 대회 처음으로 피스트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몸놀림을 뽐내며 35-20의 리드를 40-21까지 더욱 크게 벌리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마무리는 오상욱이 맡았었다. 연속 5실점의 좋지 않은 흐름도 잠시, 곧바로 5점을 따내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잠시 후 태극기를 든 ‘사브르 전사’들의 늠름하고 힘찬 포효가 마쿠하리멧세홀B의 피스트 위를 휘감았다. 완벽한 승리였다.

지바(일본)|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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