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소영은 29세의 다소 늦은 나이에 첫 올림픽을 경험했다. 스스로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는 무대에서 메달을 따냈으니 마음껏 기뻐할 자격은 충분했다. 그러나 본인의 기쁨보다 아쉽게 메달을 놓친 동생들이 눈에 밟혔다. 경기 후 신승찬과 이소희를 차례로 끌어안으며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의 눈물에는 기쁨과 안타까움이 모두 녹아있었다. 공희용은 “나는 그저 (김소영) 언니만 믿었다. 호흡을 맞춰 원하고자 하는 목표를 이룬 것 같아 기쁘고 고맙다”고 밝혔다.
메달의 문턱에서 돌아선 이소희와 신승찬은 인터뷰 도중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정경은과 짝을 이뤄 이 종목 동메달을 따냈던 신승찬은 이소희에게 특히 미안해했다. 동갑내기인 신승찬과 이소희는 평소 둘도 없는 친구이자, 코트 위에선 최고의 파트너다. “(이)소희에게 메달을 안겨주지 못해 미안하다. 소희는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그 과정을 다 지켜봤고 알고 있다. 그래서 더 미안함이 크다.” 준결승전이 끝난 뒤에도 눈물을 보였던 이소희는 그 때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리며 “(신승찬은) 코트 위에서 나의 정신적 지주”라고 말했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집안싸움을 벌였던 넷은 취재진의 요청으로 함께 사진을 찍었다. 따로 포즈를 요청하지 않아도 서로 끌어안으며 진한 우애를 보여줬다. 이소희의 말대로 “잔인했던” 대결, 이를 잘 알기에 믹스트존을 관리하는 자원봉사자들도 인터뷰가 끝나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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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