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네이버 주가 폭락…여당·정부 문어발 사업에 칼 빼들어

입력 2021-09-09 18: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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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트렌드와 신사업 성과로 올해 초부터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여 왔던 카카오와 네이버의 주가가 이틀 연속 크게 하락했다.

국정감사 시즌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플랫폼 기업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대한 규제 논의가 본격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는 “영향이 단기적일 것이다”면서도 “규제 이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틀 연속 주가 급락

카카오와 네이버는 9일 전날에 이어 주가가 또 다시 내렸다. 특히 카카오의 낙폭이 컸다. 카카오는 9일 12만8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일보다 7.22%(1만 원) 하락했다. 네이버도 전날보다 2.56%(1만500원) 내린 39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전날에도 주가가 급락했다. 카카오는 10.06%(1만5500원), 네이버는 7.87%(3만5000원)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이틀 동안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68조4849억 원에서 57조1449억 억원으로, 네이버는 73조151억원에서 65조5411억 원으로 줄었다. 이틀 만에 두 기업을 합해 19조 원 가까이 사라졌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초부터 성장 기대감으로 주가가 꾸준히 올랐다. 연초 29만 원 가량이던 네이버의 주가는 7월 26일 사상 최고가인 46만5000원까지 올랐고, 카카오 역시 연초 7만8000원(액면분할 환산주가 기준)에서 6월 24일 17만3000원의 최고점을 찍었다.

“골목상권 침해” 정치권 규제 논의 본격화
거침없던 카카오와 네이버의 주가 상승세에 제동을 건 것은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리스크’다. 빅테크 기업들이 골목상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면서, 정부와 정치권의 규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카카오같은 플랫폼 대기업들은 최근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 왔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8월 기준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128개로 SK그룹(156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4월 30일부터 7월 31일까지 최근 3개월 동안 신규 편입한 계열사 수도 기업 집단 중 가장 많은 13개로 나타났다.

이런 문어발식 사업 확장은 기존 전통산업과의 마찰을 불러왔다. 택시, 대리운전 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모빌리티 분야가 대표적 예다. 이번 규제 논의도 이런 갈등이 도화선이 됐다.

국회에선 7일 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및 골목상권 생태계 보호 대책 토론회가 열렸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이날 “혁신 기업을 자부하는 카카오가 공정과 상생을 무시하고 이윤만을 추구했던 과거 대기업들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안 된다”며 “최근 소수 플랫폼 기업이 국내 온·오프라인 시장을 모두 독점하는 승자 독식 현상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핀테크 업계에 상대적으로 완화된 규제를 적용해 온 금융당국의 변화도 감지된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파이낸셜같은 온라인 금융플랫폼들이 금융상품을 비교·추천하는 등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금융당국에 등록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비스 목적이 정보제공 자체가 아니라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중개’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위원회는 9일 이와 관련해 핀테크업계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긴급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규제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증권가와 업계는 카카오와 네이버의 주가가 한동안 더 요동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강력한 규제로 이어질 경우 더 큰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다만 단기 리스크로 곧 다시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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