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과 천당 오가며 울산 선두 지킨 ‘해결사’ 이동준

입력 2021-09-26 11: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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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24)이 지옥과 천당을 오간 울산 현대가 가까스로 1위를 지켰다.

울산은 25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1’ 32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4분 이동준의 환상적인 헤딩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21일 포항 스틸러스와 동해안 더비(2-1 승)에 이어 2연승을 거둔 울산은 승점 61을 마크하며 선두를 유지했다. 같은 날 인천 유나이티드를 홈으로 불러들여 2-0으로 승리한 전북도 3연승을 이어가며 승점 60으로 울산을 바짝 뒤쫓았다.

이동준에겐 잊지 못할 하루였다. 전반엔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지만, 후반에 결승골을 터뜨리며 활짝 웃었다.

울산은 전반 39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이동준이 광주 수비수 김봉진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직접 키커로 나섰다. 선제골을 넣는다면 경기를 쉽게 끌고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동준의 킥은 광주 골키퍼 윤평국에게 막히고 말았다. 14일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 16강전 승부차기에서 실축했던 아픈 기억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게 끝은 아니었다. 심리적인 위축을 극복하기 위해 이동준은 더 열심히 뛰었다. 스피드를 이용한 드리블과 과감한 돌파로 상대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그리고 후반 4분 고대하던 결승골이 터졌다. 오른쪽 코너부근에서 올린 설영우의 크로스를 이동준이 문전에서 다이빙 헤딩슛으로 골 망을 흔들었다. 슛의 속도와 예리한 각도 때문에 상대 골키퍼는 가만히 선채 당하고 말았다. 득점 이후 이동준은 홈 팬들 앞으로 달려가 합장하듯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살짝 숙였다. 전반전 페널티킥 실축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낸 것이다.

이동준의 득점은 결승골로 연결됐고, 울산은 선두를 지킬 수 있었다. 두 자릿수 득점과 함께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10골+3도움)를 이어간 이동준은 누가 뭐래도 울산의 해결사다. 울산 홍명보 감독도 이동준에게 힘을 실어줬다. 홍 감독은 경기 후 “페널티킥을 실축했지만 다시 만회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며 이동준을 격려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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