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MVP] 고졸 루키, 대타 16타석 9출루…LG 막내 집중력 이만큼 강하다

입력 2021-09-28 22: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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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에서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6회말 1사 1, 3루 LG 이영빈이 1타점 우전 2루타를 쳐낸 뒤 더그아웃을 향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모든 것이 낯설 수밖에 없는 고졸 신인. 전쟁터인 프로 무대에선 연차 계급장을 빨리 떼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대타로 나선 16타석에서 만들어 낸 9개의 출루. 적어도 배짱과 집중력만 놓고 볼 때, 이영빈(19·LG 트윈스)은 이미 막내 티를 벗었다.

LG는 28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2로 이겨 3연승을 달렸다. 3위 LG는 같은 날 SSG 랜더스에 2-7로 완패한 2위 삼성 라이온즈를 0.5경기차로 바짝 따라붙는 데 성공했다. 선발투수 배재준(3.2이닝 비자책 1실점)과 김윤식(2.1이닝 1실점)이 힘을 합쳐 6이닝을 합작했고, 뒤이어 등판한 구원진도 제몫을 다했다.

LG는 1회말 채은성의 적시타에 롯데 선발 이승헌의 보크를 묶어 2점을 먼저 뽑았다. 그러나 4회초 실책으로 1점을 내준 데 이어 5회초 안치홍에게 적시타로 균형을 허락했다.

2-2의 균형은 오래가지 않았다. 막내가 단 한번의 스윙으로 흐름을 바꿨다. LG는 6회말 1사 후 오지환의 볼넷과 김민성의 안타로 1·3루 찬스를 만들었다. 문보경 타석에서 류지현 감독의 선택은 대타 이영빈 투입. 이영빈은 볼카운트 2B-2S에서 김도규의 포크볼(134㎞)을 받아쳐 우전 2루타를 만들었다. 우익수 손아섭이 볼을 더듬는 사이 오지환은 물론 김민성까지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이영빈은 2루를 밟은 뒤 곧장 대주자 김용의로 교체됐고, LG는 후속 유강남의 적시타 때 한 점 더 달아났다. 승부가 고졸루키의 스윙에 갈린 셈이다.

승부처에 신인을 투입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이영빈은 이날 포함 올 시즌 대타로 나선 16타석에서 무려 타율 0.462(13타수 6안타), 3볼넷을 기록했다. 절반 이상을 출루한 셈이다. 데뷔 첫 안타는 5월 8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나왔는데 이 역시 대타로 만들어냈다. 6월 1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1-1로 맞선 8회말 대타로 나서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내며 승부처에서도 큰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다. 10년 넘게 프로 생활을 한 베테랑 타자들도 “경기 내내 벤치에 있다가 찬스에서 대타로 나가 안타를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으는 것을 감안하면, 이영빈의 집중력은 루키의 수준이 아니다.

2-2로 맞서던 경기의 균형을 깼으니 결승타는 이영빈의 몫이 됐다. 올 시즌 결승타가 벌써 4개째다. 눈에 보이는 숫자만 따져보면 김현수(14개), 유강남(11개) 등 붙박이 선배들에 비해 적지만 올 시즌 44경기 74타석에서 이뤄낸 성과임을 감안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이영빈이 올해 입단한 고졸신인임을 감안하면 더더욱 배짱이 돋보인다. LG가 올 시즌 대타타율 1위(0.284)에 올라있는 데 이영빈의 지분은 적지 않다.

여느 베테랑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 집중력과 배짱. 이영빈은 그렇게 어엿한 프로 선수로 성장하는 중이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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