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9월 이후 승률 1위’ 두산, ‘0.316’ 대타 파워 간과해선 안된다

입력 2021-10-07 16: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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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인태.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는 9월 이후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승률을 자랑한다. 6일까지 32경기에서 19승3무10패(승률 0.655)를 기록하며 8월까지 7위였던 순위를 4위까지 끌어올렸다. 아직 안심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니지만, 6년 연속(2015~2020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저력을 입증한 것만은 분명하다.

9월 이후 두산의 투타 지표는 모두 상위권이다. 팀 평균자책점(ERA) 2위(3.38), 팀 타율 3위(0.274)로 밸런스가 좋다. 이 기간 10개 구단 중 2번째로 많은 장타(2루타+3루타+홈런·90개)를 쳐낸 것도 득점생산력을 높인 비결이다.

여기에는 신들린 대타작전도 크게 한몫 했다. 단순히 대타 타율이 높은 것만으로 전략의 성패를 가늠할 순 없지만, 두산은 상대 투수의 유형에 맞춰 2명의 전문 대타요원을 승부처에 적극 투입하며 재미를 보고 있어 타 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9월 이후 두산의 대타 타율은 0.316(38타수 12안타)으로 가장 높은데, 승부처에 투입되는 대타자원들이 마치 선발라인업에 포함된 선수들 못지않은 타격감을 보여주며 덕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 기간 리그 평균 대타 타율(0.231)을 훨씬 웃돈다.

기본적으로 좌투수를 상대할 때는 최용제(30), 우투수를 만나면 김인태(27)가 대타 1순위다. 이들을 7회 이후 승부처에도 믿고 내보낼 수 있다는 점은 김태형 감독의 고민을 덜어주는 요소임에 틀림없다. 9월 이후 최용제는 대타로 나선 11타석에서 10타수 4안타, 김인태는 15타석에서 11타수 5안타 1홈런을 기록했다. 기존 4번타자 김재환도 대타로 나선 한 타석에서 홈런을 쳐냈다. 특히 김인태는 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9회초 대타 역전 결승 3점홈런으로 팀의 4-3 승리를 이끌며 영웅이 됐다.

미래를 내다본 김 감독의 선택도 대타 활용폭을 넓히는 데 한몫했다. 그는 8월 19일 타격 부진에 빠져있던 정수빈을 벤치에 앉혀두지 않고 2군으로 내려보냈다. “정수빈이 대타로 나설 자원은 아니다”라는 것이 이유였다. 공격은 물론 수비와 주루에서도 역할이 큰 정수빈이 선발로 나서 중심을 잡는 것이 시즌 막판 훨씬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 정수빈은 9월 이후 타율 0.318(107타수 34안타)을 기록하며 8월까지의 부진을 상쇄하고 있고, 공격력이 뛰어난 김인태는 공포의 대타요원으로 임무를 다하고 있다. 최용제도 포수 포지션의 부담을 더는 대신 대타로 역할을 부여받아 1군에서 힘을 보탤 수 있도록 했다. 선수들이 벤치의 의도를 미리 파악하고 움직이니 불확실성이 큰 대타 역할도 남다르게 해낼 수 있게 됐다. 김 감독은 “믿음이 쌓이니 자주 쓴다”는 말로 모든 것을 설명했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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