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인터뷰] 롤모델 문성민 쫓던 루키가 롤모델로…‘현캐부심’ 가득한 허수봉

입력 2021-10-08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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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현대캐피탈은 키 플레이어로 레프트 허수봉을 꼽았다. 허수봉은 올 시즌, 사진 속 모습처럼 도약할 자신을 그리고 있다. 사진제공 | 현대캐피탈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는 리빌딩에 중심을 잡아줄 핵심선수들의 역할은 필수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45)은 여러 베테랑들과 함께 허수봉(23)의 이름을 꺼냈다. 젊지만 리빌딩 자원이 아닌, 이미 핵심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어깨가 무거운 허수봉, 그 동력은 ‘팀 현대캐피탈’이다.

롤모델이 된 허수봉, “잘하는 모습 보여줄 것”

허수봉은 2020~2021시즌 26경기(102세트)에서 330점(공격 성공률 49.4%)을 뽑았다. 커리어하이 시즌. 올 시즌 윙스파이커(레프트) 자원 구상을 물었을 때 최 감독이 가장 먼저 언급한 것도 당연했다. 최 감독은 “성장의 단계는 넘어섰다. 마인드 컨트롤과 자기관리만 유지해주면 된다”며 굳은 신뢰를 보냈다. 젊은 선수에게는 극찬이다. 이를 전해들은 허수봉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면서도 “감독님이 그렇게 기대해주시기 때문에 책임감도 갖고, 팀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시즌 리빌딩의 시간은 허수봉에게도 낯선 경험이었다. 허수봉은 “초반에는 손발이 정말 안 맞았다. 훈련과 실전이 달랐다. 긴장 때문인지 실력이 안 나왔다”면서도 “후반기부터는 연습했던 것들이 하나씩 나오며 자신감을 얻었다. 전반기 땐 쫄고 들어갔다면, 후반기부터 지금까지는 질 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자부했다.

현대캐피탈은 2021~2022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얻어 홍동선(인하대)을 뽑았다. 고교 1학년 때 배구를 시작했지만 전체 1순위를 받을 만큼 천재성이 돋보이는 선수. 홍동선은 “롤모델이 허수봉 선배다. 선배와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허수봉도 이 얘기를 알고 있었다. 허수봉은 “나도 신인 때 (문)성민이 형을 롤모델로 말했다. 선배를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걸 배웠다. 후배가 나를 롤모델로 삼는 게 기분 좋으면서도 부담되기도 한다”며 “잘하는 모습,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다. (홍)동선이가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물어봐도 좋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허수봉. 사진제공 | 현대캐피탈


현대캐피탈 자부심 가득한 허수봉

최 감독은 새 시즌 초반 키플레이어로 허수봉을 꼽았다. 시즌 중반에는 짐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국가대표 공격수 전광인(30)이 군에서 전역하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일단 현재까지는 (전)광인이를 포함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올 것으로 믿는다. 몸 상태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기대했다. 전광인이 제 컨디션으로 돌아온다면 그야말로 천군만마다. 존경하는 선배가 복귀를 앞둔 시점. 허수봉의 각오는 그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증명한다.

“광인이 형은 최고의 선수다.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광인이 형이 오기 전에 우리가 어느 정도는 성과를 내고 있어야 형의 부담이 덜할 것이다. 반대로 우리가 매번 지다가 광인이 형이 와서 이긴다? 그것도 자존심 상할 것이다. 광인이 형이 합류해 더 잘해진다면 좋겠지만, 그 전까지도 우리끼리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인터뷰 말미, 올 시즌 목표를 물었다. ‘다치지 않고 끝까지 마무리해 높은 곳에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여기에 보태 허수봉은 한 가지를 덧붙였다. 현대캐피탈에 대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있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군 복무 기간을 포함하면 세 시즌째 관중 없는 코트에서 뛰고 있다. 팬들이 너무 그립다. 현대캐피탈 하면 뜨거운 함성 아닌가. 타 팀 선수들과 얘기를 해봐도 ‘관중 소리 때문에 주눅이 든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 관중이, 그 함성이 선수들을 더 뛰게 만든다. 관중 입장이 시작되면 엄청난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천안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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