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예선 ‘꾸역꾸역 3전승’ 이란, 못생겨서 더 무섭다

입력 2021-10-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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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 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이란축구는 재미없다. 단단한 피지컬과 힘을 앞세운 그들의 템포가 빠른 것도, 경기력이 아름다운 것도 아니다. 그런데 참 묘하다. 경기 중 다소 수세에 몰리더라도 실점할 것이란 느낌이 없고, 패할 것 같다는 인상은 더욱 없다.

이란은 예쁜 축구와 거리가 멀다. 어찌 보면 참 못났다. 볼을 욱여넣는 선 굵은 특유의 컬러에는 허점이 가득해 보인다. 하지만 결과는 꼬박꼬박 챙긴다.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여정이 딱 그렇다.

이란은 ‘페르시아 라이벌’ 이라크만 3-0으로 격파했을 뿐, 시리아와 홈경기, 아랍에미리트(UAE) 원정에서 후반 막판 페널티킥(PK)을 실축하는 등 고전 끝에 1-0으로 이겼다. 그럼에도 3전승(승점 9)으로 조 1위, 한국(2승1무·승점 7)에 앞섰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이 있다. 어떤 형태로든 승수를 꾸역꾸역 쌓아올리는 팀은 강호다. 어떠한 상황에서든 특유의 ‘승리 DNA‘가 작동한다는 의미다. 잘 틀어막고 기회를 엿보다 힘껏 철퇴를 휘둘러 재미를 본 이란의 자신감이 여기서 기인한다.

실제로 이란은 크로아티아 출신의 드라간 스코치치 감독이 부임한 이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승을 포함해 최근 A매치 10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이는 이란축구 사상 최초이자 최고의 기록이다. 과거 이란 지휘봉을 잡은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포르투갈) 이상의 높은 성과를 올릴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이란은 4-2-3-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역습에 능하다. 최후방을 책임진 중앙수비수 쇼자 칼리자데(알 라얀)와 호세인 카나니(알 아흘리)의 안정감도 대단하지만 스트라이커 메흐디 테레미(포르투)와 좌우 날개 알리레자 자한바크슈(페예노르트), 알리 골리자데(샤를루아)의 한방도 아주 날카롭다.

최종예선 2골을 기록한 자한바크슈는 한국과 12일(한국시간) 테헤란 결전을 앞두고 “80% 이상 해외에서 뛰는 이란은 역대 최강이다. 세계 흐름을 잘 파악했고, 경쟁력도 좋다. 조직력도 그대로다. 우리 잠재력은 월드컵 16강 이상”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9일부터 3박 5일의 이란 원정에 임한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태극전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한 대비가 필요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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