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도 이사회가 평가한다” 최태원 SK 회장의 혁신…CEO 평가·보상도 이사회서 결정

입력 2021-10-12 11: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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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화상으로 열린 ‘제3차 거버넌스 스토리 워크숍’에 참석해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SK

“지배구조 투명성을 시장에 증명해 장기적인 신뢰를 이끌어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선진 지배구조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그룹의 각 관계사 이사회는 총수 등 경영진을 감시·견제하는 것은 물론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 등 선임 단계와 평가·보상까지 관여하며, 시장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여러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것이 SK그룹의 설명이다.


11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과 SK(주) 등 13개 관계사 사내·외 이사들은 6월부터 최근까지 3차례에 걸쳐 ‘거버넌스 스토리(Governance Story) 워크숍’을 열고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지배구조 혁신’을 위해 이사회 역할 및 역량 강화, 시장과의 소통 방안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토의했다. ‘거버넌스 스토리’란 ESG(환경 Environment·사회 Social·지배구조 Governance) 경영의 G에 해당하는 거버넌스, 즉 지배구조를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혁신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과 전략을 말한다. 최 회장이 올 초 주요 경영화두로 제안한 이후 각 사별로 주주, 구성원 등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며 거버넌스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CEO 평가·보상, 각 사 이사회에서 결정

SK 각 관계사 이사회는 3차례에 걸친 난상토론 끝에 독립된 최고 의결기구로서 권한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이사회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혁신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특히, 경영진 감시와 견제를 위해 사외이사들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교육프로그램 등을 통한 사외이사 역량 강화 ▲전문성 등을 갖춘 사외이사 후보 발굴 ▲회사 경영정보 공유 및 경영진과의 소통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7일 열린 3차 워크숍에서는 SK(주) 등이 올해 이사회 산하에 ‘인사위원회’와 ‘ESG위원회’를 신설해 대표이사 평가 및 후보 추천, 사내이사 보수 적정성 검토, 중장기 성장전략 검토 등 핵심 경영활동을 이사회에 맡기는 이사회 중심 경영을 하고 있는 데에 적극 공감하고, 다른 관계사 이사회에도 이 같은 방안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연말부터 CEO 평가와 보상을 각 사 이사회에서 결정하게 된다.


최 회장은 “거버넌스 스토리의 핵심은 지배구조 투명성을 시장에 증명해 장기적인 신뢰를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앞으로 사외이사들이 CEO와 함께 IR 행사(기업설명회)에 참석해 시장과 소통하고, 내부 구성원들과도 소통을 많이 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워크숍을 계기로 그룹 관계사 사내·외 이사들이 수시로 지배구조, 경영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전문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소통 플랫폼’ 구축 방안도 제안했다.

총수가 반대해도 이사회가 가결한다

SK그룹은 앞서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이사회 권한 및 사외이사 역할 강화 등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현재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17개 관계사 중 상장된 10개사 이사회의 사외이사 비중은 60% 이르며, 이 중 7개사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이 실질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도 늘고 있다. 8월 열린 SK㈜ 이사회에서 사내이사인 최태원 회장과 이찬근 사외이사가 해외 투자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지만, 나머지 이사들이 찬성해 해당 안건이 가결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열린 SKC 이사회에서는 2차전지 음극재 시장 진출을 위해 영국 실리콘 음극재 생산업체와 추진한 합작법인 투자 안건이 일부 이사들의 반대로 부결되기도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시장의 신뢰와 지지를 받는 프리미엄급 지배구조 완성을 위해 진정성을 갖고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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