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의상, ‘핼러윈 데이 인기템’ 불티

입력 2021-10-2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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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의상. 스포츠동아DB

국적과 시대를 관통하는 콘텐츠의 힘

영화속 복면·점프슈트·트레이닝복에
흰색 슬립온도 해외온라인몰서 인기
한국의 가을엔 이용의 잊혀진 계절
매년 10월31일 라디오 방송 점령
‘동그라미(○) 또는 세모(△) 아니면 네모(□)가 그려진 검은색 복면에 핑크색 점프슈트나 번호가 새겨진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잊혀진 계절‘을 부른다’?

31일 전 세계의 풍경을 이렇게 상상해본다면 어떨까. 과도한 상상일까.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과 가수 이용의 노래 ‘잊혀진 계절’을 떠올린다면 사정은 달라지지 않을까.

오징어게임 특수 속 ‘착용 금지’까지
‘10월31일’은 서구의 명절로 꼽히는 ‘핼러윈 데이’이다. 아이들이 마녀나 해적 등 갖은 기괴한 차림으로 이웃집을 돌며 초콜릿과 사탕 등을 얻어먹는 날이다. 고대 켈트족의 풍습에서 유래했다지만, 이제 관련 마케팅이 과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를 앞두고 ‘오징어게임’ 속 복면과 점프슈트, 트레이닝복 등이 국내외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최근 e커머스 데이터분석 플랫폼 ‘아이템스카우트’에 따르면 관련 상품은 국내에서만 9만여개가 넘게 판매되고 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아마존닷컴에서 관련 의상이 엄청나게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극중 이정재·정호연 등 게임 참가자들이 신었던 흰색 슬립온에 대한 관심도 폭증해 글로벌 브랜드 반스의 경우 최근 70%가량 매출이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심지어 넷플릭스가 서비스되지 않는 중국에서조차 인기여서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5일부터 타오바오 등 중국 대형 온라인몰들이 ‘오징어게임’이라는 검색어를 차단했지만, ‘오징어가면’, ‘핼러윈 의상’ 등 검색어로 관련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더타임스와 CNN 등 영국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일부 초등학교가 ‘오징어게임’의 폭력적 내용에 자칫 노출될 수 있는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 의상 착용을 금지했지만, ‘오징어게임’ 의상이 올해 ‘핼러윈 공식 코스튬’이 된 듯한 분위기를 감추지는 못한다.

레드벨벳 슬기. 사진출처|슬기 인스타그램


“시대적 공감 콘텐츠의 힘”
‘오징어게임’에 더욱 열광적인 서구권에서 관련 의상이 밤거리에 넘쳐날 즈음 한국 곳곳에서는 ‘잊혀진 계절’의 선율이 울려 퍼질 전망이다. 실제로 웬만한 라디오 가요프로그램은 매년 10월31일 ‘잊혀진 계절’을 방송했다. 가요 방송횟수 집계 사이트 ‘차트코리아’에 따르면 노래는 지난해 59회, 2019년 90회, 2018년 60회, …,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2년 55회 등 매년 10월31일 1위에 올랐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10월의 마지막 밤’,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는 애절한 가사와 선율은 스산한 가을밤을 따스하게 보듬는 듯 많은 이들의 귀를 간질여왔음을 보여준다.

강태규 대중음악 평론가는 “노래를 통한 공간이나 감정 등 추억의 각인”이라면서 “누군가 대신 써준 일기와도 같은 노랫말”과 “누구라도 따라 부르는 명곡”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래를 듣는 순간의 감성을 내내 떠올리게 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은 결국 “시대적 공감을 얻는 완성도 높은 콘텐츠의 힘”을 가리킨다. ‘오징어게임’이 되새기는 불평등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공유, ‘잊혀진 계절’이 자아내는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이다.

다만 올해엔 그저 집에서 공유하고 공감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방역당국은 권고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7일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방역수칙 위반 행위가 빈발하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면서 “모임은 가급적 짧게, 환기에 신경 쓰며, 마스크 착용 등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달라”고 강조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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