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으로 야구할 수 있는 계기” 2021 이정후-1994 이종범 ‘최초 부자 타격왕’

입력 2021-10-31 17: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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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 스포츠동아DB

세계 최초로 ‘부자(父子) 타격왕’이 탄생했다.

치열했던 2021시즌 타격왕 싸움이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3)의 승리로 끝났다. 이정후는 30일 광주 KIA 타이거즈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5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을 올리며 시즌 타율을 종전 0.357에서 0.360으로 끌어올렸다. 2위는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0.348), 3위는 KT 위즈 강백호(0.347)다. 올 시즌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0에 7홈런, 84타점, 78득점, 출루율 0.438을 기록했다.

이정후의 타격왕 등극으로 KBO리그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도 없는 부자 타격왕이다. 야구인 2세로 유명한 이정후는 이종범 현 LG 트윈스 코치의 아들이다. 이 코치는 1994년 타격왕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이 코치의 기록은 124경기에서 타율 0.393, 19홈런, 77타점, 113득점, 출루율 0.452였다. 워낙 화려한 기록을 남겼던 터라 이정후는 타점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기록에서 아버지를 뛰어넘진 못했다.
그러나 올해 이정후는 아버지도 이루지 못한 또 하나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바로 사이클링히트다. 2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KBO리그 역대 29번째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했다. 이 코치는 선수시절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적이 없다.

이정후로선 최고의 시즌 마무리다. 자신은 타격왕으로 개인타이틀을 획득했고, 팀은 최종전 승리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극적으로 확정했다. 30일 경기 후 그는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 마지막까지 좋은 경기를 했다. 그래서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타격왕 등극에 대해선 “2018년에는 너무 어려 시즌 막판 타율 의식을 많이 했다. 기회가 금방 다시 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3년이 지나서야 다시 기회를 잡았다. 그래서 더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응원해준 팬 분들과 부모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초 부자 타격왕과 대해선 “아버지가 제 덕에 또 매스컴을 타게 됐다(웃음). 세계 최초로 부자 타격왕이 됐는데, 이제는 아버지의 이름표를 떼고 내 이름으로 야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항상 순리대로 하라는 아버지의 조언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아버지는 정말 훌륭한 지도자시다”며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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