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인수 승인에 SSG닷컴 상장까지”

입력 2021-10-31 19: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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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온라인과 디지털, 전면 내세우는 신세계
공정위, 독점 우려 없어 인수 승인
오픈마켓 강자인 이베이코리아와
신세계의 유통 노하우 시너지 기대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1조 투자
SSG닷컴, 상장 목표 1년 앞당겨
신세계가 온라인과 디지털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면 개편한다. 장기적으로 그룹 체질을 e커머스(전자상거래) 회사인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를 중심으로 하고, 오프라인 유통이 뒤에서 받쳐주는 형태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공정위, 이마트-이베이코리아 M&A 승인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10월 29일 신세계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합병(M&A)을 허용하기로 했다. 앞서 이마트는 6월 24일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80.01%를 약 3조4404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갔고,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국내 e커머스 시장 판도를 결정지을 ‘게임 체인저’이자 반전 기회를 만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겨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번 공정위의 결정은 독점 우려가 없어 e커머스 관련 시장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약 161조 원 규모인 국내 e커머스 시장의 경우 절대 강자가 없어 매우 경쟁적인 상황이다. 시장 점유율을 보면 네이버 17%, 쿠팡 13%, 이베이코리아 12%, 11번가 7%, 롯데온 5%다. 아마존이 47%, 알리바바가 56%를 차지하는 미국, 중국 시장과는 상황이 다르다.

특히 신세계가 보유한 SSG닷컴이 후발 주자로서 시장 점유율이 3%에 불과해 이번 결합으로 인한 점유율 증가 정도가 크지 않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위 측은 “이번 승인으로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온라인 경쟁력 강화와 온·오프라인 연계 활성화 등 유통시장 전반에 새로운 경쟁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역동적인 시장 재편과 새로운 경쟁을 위한 M&A에 대해서는 경쟁제한 우려가 없는 한 신속히 심사·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당분간 이베이코리아는 인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기존처럼 G마켓, 옥션, G9 등 별도 플랫폼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사이트는 별개로 운영하되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협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이 신선식품 배송에 강점이 있는 만큼, 이베이코리아에 SSG닷컴의 장보기 입점이 점쳐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세계가 온라인과 디지털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면 개편한다. 이마트 점포를 통한 당일배송 서비스인 SSG닷컴의 쓱배송. 사진제공 l SSG닷컴


상장 목표 1년 당긴 SSG닷컴

이번 결합으로 신세계의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의 점유율은 SSG닷컴 3%와 이베이코리아 12%를 더해 15%가 되면서 e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17%), 쿠팡(13%)과 함께 3강 체제를 공고히 하게 됐다.
향후 관전포인트는 인수 이후 시너지 효과를 통한 경쟁력 확보로 압축된다. 그동안 강점을 보여 온 오프라인 운영 노하우와 물류 역량을 오픈마켓 강자인 이베이코리아와 결합해 이베이코리아의 강점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온라인 풀필먼트(상품 보관부터 주문에 맞춰 포장, 출하, 배송 등을 일괄 처리) 센터 3개를 보유하고 있는 SSG닷컴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4년간 1조 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하고, 기존 오프라인 거점을 온라인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해 물류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는 당일배송 등을 통해 이베이코리아에 입점한 판매자의 경쟁력을 키운다는 전략이 숨어있다. 또 이베이코리아의 대규모 물량이 더해지면 물류센터 가동률이 높아져 투자 효율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SSG닷컴은 상장 목표를 1년 앞당기며 자금 조달 준비에 나섰다. 10월 27일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대표 주간사로, 모건스탠리와 제이피모간체이스를 공동 주간사로 선정하고 내년을 목표로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한 것이다.

국내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물류와 정보기술(IT) 인프라에 집중 투자해 완성형 온·오프라인 커머스 에코시스템(생태계) 구축에 매진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뿐 아니라 SSG랜더스 프로야구단 및 이베이코리아와 SSG닷컴 등 온라인 종합 플랫폼까지 갖추게 돼 언제 어디서나 모든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SSG닷컴 측은 “뛰어난 역량을 갖춘 주간사와 긴밀히 공조해 국내 e커머스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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