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경수, 야구인생 만큼이나 굴곡이 심했던 2021년 결국은 해피 엔딩

입력 2021-11-01 16: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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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경수.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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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37)는 10월의 마지막 날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타이브레이커에서 승리해 팀이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하자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9회말 삼성 선두타자 구자욱의 우전안타성 타구를 잡아 아웃시키면서 포효하는 등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박경수는 “야구인생에 있어서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9회 결정적인 수비 후 나도 모르게 감정 표출이 됐다. 이런 상황들이 다 믿기지 않는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200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의 1차 지명을 받고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그의 프로생활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데뷔 시즌부터 꾸준히 경기에 나서서 나쁘지 않은 개인 기록을 쌓았지만, 팀 성적과는 거리가 멀었다. LG가 암흑기를 걷던 시절이라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우승은커녕 포스트시즌(PS) 진출도 쉽지 않았다. 2013년 LG가 11년간의 암흑기를 끝내고 PS에 올랐을 때는 군 복무 중이었다. 2014년 복귀해 팀이 페넌트레이스 4위로 가을야구 무대에 서는 데 힘을 보탰지만, 플레이오프까지가 끝이었다. 프리에이전트(FA)가 돼 2015년부터 KT에서 활약 중인 그는 데뷔 19년차에 KBO리그 우승 멤버로 이름을 남길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박경수에게 2021년은 유독 힘든 해였다. 극심한 타격침체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게다가 허리도 온전치 않아 그라운드에 서는 시간이 크게 줄었다. 개인 성적이 떨어지자 팬들의 엄청난 비난에 시달리면서 심신이 지쳤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전반기보다 좀더 나은 후반기 성적을 거두며 KT가 우승경쟁을 이어가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했다. 올 시즌 최종 성적은 타율 0.192, 9홈런, 33타점. 지난해(타율 0.281, 13홈런, 59타점)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했고, 2015년부터 이어온 연속 두 자릿수 홈런도 6시즌으로 끝났지만 박경수는 이제 그토록 바라던 해피엔딩을 꿈꿀 수 있는 곳에 이르렀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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