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먼저 웃었다…신진서, 삼성화재배 결승1국 승리 [바둑]

입력 2021-11-01 18: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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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1국 후 신진서(왼쪽)와 박정환이 모니터로 바둑판을 보며 복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기원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3번기 제1국
랭킹2위 박정환에게 흑 불계승…세계대회 16연승 질주
‘신’이 먼저 웃었다.

신진서(21·1위) 9단은 1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2021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3번기 1국에서 박정환(28·2위) 9단에게 185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이날 경기는 7년 만에 대회 우승을 확정지은 한국의 선수끼리 벌인 결승전이자 랭킹 1·2위 간의 대결로 바둑 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다.

최근 거칠 것 없는 ‘신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신진서는 이날 승리로 올해 세계대회 16연승을 포함해 17연승을 이어갔다. 박정환과의 상대전적도 26승 20패로 한 발짝 더 달아났다.

1국 직후 신진서는 “1국에서 이겨 기쁘지만 처음부터 판단이 잘 안 서 시종일관 어려운 바둑이었고 마지막에 잘 돼 이길 수 있었다. 2국에서는 페이스에 잘 맞춰 준비한 대로 좋은 바둑을 두고 싶다”며 우승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결승1국은 초반 서로의 집 모양을 지으면서 평온하게 진행됐다. 박정환이 우변에서 안정을 취하며 잔잔한 끝내기 바둑으로 가려는 찰나 신진서가 박정환의 중앙 모양을 흔드는 수(흑91·95)를 두면서 국면이 요동쳤다. 흑101부터 109까지 백돌을 차단해 승부는 흑 쪽으로 기울었고 흑141까지 중앙 공방을 마무리하면서 흑이 ‘지기 힘든 국면’을 만들었다. 신진서의 중앙 수읽기가 압권인 경기였다.

결승2국과 3국은 2일과 3일 연이어 벌어진다. 신진서는 두 판 중 한 판만 이기면 대망의 우승컵과 3억 원의 상금을 손에 넣게 된다. 반면 벼랑 끝에 몰린 박정환은 내리 두 판을 이겨야 우승할 수 있는 상황이다.

삼성화재배에서 한국 선수끼리 결승 맞대결을 벌이는 것은 2007년 이세돌 9단과 박영훈 9단 이후 14년 만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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