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행 뒤 통풍 발작 주의보 [건강 올레길]

입력 2021-11-11 17: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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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유나이티드병원 채수민 원장(통증의학과 전문의)

“퉁퉁 붓고, 타는 듯이 아파요” 가을 산행 뒤 통풍 발작 주의보

위드 코로나로 방역체계가 전환된 가운데 전국 유명산에 가을 막바지 단풍을 즐기려는 등산객이 몰리고 있다. 산행은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자 전신운동인 데다가 요즘 같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제한된 실내 운동을 대체할 수 있어 등산을 즐기는 연령층도 다양해졌다.

충분한 장비를 갖추고 주의사항을 숙지한 산행은 근력 강화, 골밀도와 심폐기능 향상, 스트레스 해소, 체지방 감량 등의 효과가 있다. 그러나 등산객이 많아지는 이맘때쯤이면 발가락, 무릎, 손가락 마디 등 특정 관절 부위가 퉁퉁 붓고 불에 타는 듯한 작열감과 통증을 유발하는 통풍이 도리어 악화하는 사례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이는 경사가 심한 산을 오르고 내릴 때 무릎, 발목, 발가락 등 하지관절에 실리는 하중이 크다 보니 관절염의 일종인 통풍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더욱 무리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통풍의 주 증상은 관절염이지만 일반적인 퇴행성관절염과는 원인과 양상이 다르다. 요산 나트륨이 관절이나 관절 주변에 침착하면서 결절이 생기고 관절에 변형을 부르는 질환이다. 무엇보다 ‘바람만 스쳐도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라는 병명만큼 발작 시 해당 부위가 붉게 부어오르며 옷깃만 스쳐도 아플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통풍의 위험인자는 남성, 음주, 육식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 탈수,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동맥경화증 등이다. 국내에서도 40대 남성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으며 식습관과 생활습관으로 인해 점차 그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다.

푸린이 다량 함유된 기름진 음식과 음주는 체내 요산을 축적한다. 요산이 소변으로 원활히 배출되지 못하고 혈액 속 요산 함량 수치가 지속해서 높아지면 통풍 발작이 발생한다. 산행 중 땀을 많이 흘려 탈수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고, 등산 뒤에 일행과 음주와 기름진 먹거리를 즐기며 회포를 푸는 산행문화는 통풍 발작에 치명적이다. 음주는 요산이 콩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을 방해하며 이뇨 작용으로 몸속의 수분은 감소시킨다. 또한 붉은 고기, 조개, 고등어, 새우, 멸치, 맥주, 튀김요리 등 요산이 많이 함유된 고열량의 음식을 함께 섭취하는 탓에 체내 요산 수치가 급격하게 증가해 통풍 발작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통풍은 최초 발작 후 어느 정도 통증이 완화하는 간헐기를 거친다. 일시적으로 통증이 감소했다가 다시 발작이 일어나는 양상을 띠는데 이때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해서 요산 수치를 조절하는 약물 치료를 꾸준히 하지 않으면 난치성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진행되어 요산 결절이 관절과 장기를 망가뜨린다. 따라서 최초 발작을 놓치지 않고 통증 치료, 약물 치료, 식이조절이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강남유나이티드병원 채수민 원장(통증의학과 전문의)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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