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벤투호도, KFA도 “대~한민국” 열기에 활짝 [현장르포]

입력 2021-11-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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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의 축구국가대표팀과 아랍에미리트(UAE)가 격돌한 11일 고양종합운동장. 한국-UAE의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은 아주 특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공포를 이겨낸 스포츠가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전환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는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 방침에 따른 방역패스 도입으로 관중석이 전면 개방됐다.

안방 A매치가 “대~한민국”의 붉은 열기로 채워진 것은 2019년 12월 부산에서 개최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이후 근 2년만이다. 특히 고양종합운동장에선 6월 아시아 2차 예선 잔여경기도 개최됐으나 당시에는 엄격한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4000명 남짓한 팬들만 ‘직관’ 기회를 얻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당초 관중석 50% 정도만 개방하려고 했으나, 전체 개방으로 확대해 ‘일상과 축구의 회복’에 힘을 실었다. 온라인 예매 형태의 모바일 입장권은 초반부터 빠르게 팔려나갔다. 태극전사들의 플레이를 조금이라도 더 좋은 좌석에서 지켜보려는 이들의 정성이 확인됐다. 유효 좌석 3만5000여석 중 가장 비싼 프리미엄존(11만~15만 원)과 1등석(4만~6만 원)이 먼저 매진됐고, 경기 당일 정오 무렵에는 2~3등석 일부를 포함한 5000석 정도만 남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현장을 찾은 KFA 임직원들의 표정은 아주 밝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대다수 A매치가 취소된 KFA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긴급자금 대출을 받을 만큼 형편이 어려웠다. 최종예선 진출로 지원금을 받았으나, 결국 A대표팀 운영비로 사용되는 터라 실질적 수입으로 볼 수 없다. 직원들의 휴가사용 독려와 주 4일 출근제가 시행된 배경이다.

다행히 모처럼 소중한 수익이 발생했다. 월드컵 최종예선의 광고판매·중계권은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 귀속되지만, 입장권 판매액은 각국 협회(홈팀)의 몫이다. 한국-UAE전에선 10억 원 가량의 수익이 예상된다.

9~10월 최종예선 홈 3경기(서울·수원·안산)를 무관중으로 소화한 대표팀은 8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훈련을 시작할 때부터 관중과 호흡을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벤투 감독은 “팬들은 중요하다. 목표를 성취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선수들은 더 열심히 뛸 것”이라고 약속했고, “관중이 없으면 흥이 나지 않는다”고 토로한 태극전사들은 초록 피치를 힘차게 누비며 초겨울의 추위를 날렸다.

고양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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