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인터뷰] 극적으로 돌아온 미란다 “경쟁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상심 컸다”

입력 2021-11-14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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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엘 미란다.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32)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뽐낸 투수 중 한 명이다. 매년 KBO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최동원상’ 수상자라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가치를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14승5패, 평균자책점(ERA) 2.33(1위)에 225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고(故) 최동원이 1984년 기록한 단일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3개)을 경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와일드카드(WC)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PO)까지 포스트시즌(PS) 엔트리에서 그의 이름을 찾아볼 순 없었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생긴 어깨 통증 탓이다. 이는 두산의 PS 마운드 운용을 어렵게 만든 요소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특유의 용병술로 에이스의 부재를 이겨냈지만, 7전4승제의 KS에선 매 경기 물량공세를 펼치기 쉽지 않아 투수 한 명의 존재가 절실했다.

다행히 미란다는 13일 발표된 KS 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9일부터 30m 캐치볼을 시작해 서서히 투구 거리를 늘리며 상태가 호전됐음을 알렸고, 이제는 선발등판에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컨디션이 올라왔다. 김 감독은 미란다를 3차전(17일) 선발투수로 낙점했다.

만약 두산이 KS에 진출하지 못했다면 미란다의 가을야구도 없었을 터. 그는 누구보다 간절히 이 무대를 원했다. 2018~2019년 소프트뱅크 호크스 소속으로 일본시리즈 우승 멤버였고, 2020년 중신 브라더스 소속으로 팀의 대만시리즈 진출도 이끌었기에 올해는 두산의 우승에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미란다는 “당연히 나도 동료들과 함께 가을야구를 즐기고 싶었다”며 “경쟁을 매우 좋아하는데, 경쟁하지 못한다는 자체가 상심이 컸다. 정신적인 문제가 아니라 육체적으로 제한이 있어 매우 아쉬웠다”고 털어놓았다.

준비는 끝났다.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겠다는 책임감이 대단하다. 그는 “100구 이상은 어렵더라도 가능한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팀이 KS에 오르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재활에 몰두했고, 우리 팀이 해낼 수 있다고 믿고 경기를 지켜봤다. 최대한 승리를 돕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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