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게 식은 두산 방망이, 득점권 타율 0.404→0.143의 비극 [폴 인 넘버스]

입력 2021-11-16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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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화산처럼 타올랐던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두산 베어스가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7전4승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다.

두산은 KS 1·2차전에서 모두 져 위기에 직면했다. 경기 내용이 좋다면 반전의 여지가 충분하지만, 2경기 합계 3득점의 빈공은 걱정을 키우는 요소다.

두산의 KS 팀 타율은 0.242(62타수 15안타)로 KT(0.262)보다 조금 뒤진다. 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8타수 5안타), 강승호(6타수 3안타), 허경민(6타수 2안타)은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보였다.

그러나 생산력은 하늘과 땅 차이다. 타선이 골고루 터지지 않는 것이 문제다. KT는 강백호(8타석 5타수 5안타)와 심우준(6타수 3안타)이 확실히 중심을 잡고, 이들을 제외한 7명의 타자들이 최소 안타 하나씩을 쳐냈다. 이강철 감독이 강조하는 ‘팀 KT’다운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두산은 다르다. 총 5명의 타자가 안타를 쳐냈지만, 중심타선에서 버텨줘야 할 박건우와 양석환은 나란히 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KBO 공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두산의 KS 팀 득점권 타율도 0.143(14타수 2안타)으로 초라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의 기록(0.404·89타수 36안타)을 크게 밑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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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호수비에 걸린 탓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찬스에서 해결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득점은 요원하기만 하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KT 투수들이 두산 타자들의 스윙 어프로치를 간파하고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 잠잠하던 방망이도 한 번 불이 붙으면 무섭게 타오를 수 있다. 두산이 2연승 후 4연패로 좌절을 맛본 2007년 KS가 대표적이다. 2차전까지 총 3득점에 그쳤던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가 9점을 몰아치며 3차전을 잡아낸 뒤 흐름이 완전히 달라졌다. 두산도 그 때와 같은 기적을 꿈꾸고 있다. 식은 방망이를 달구는 것이 선결과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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