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연모’ 13회 방송 캡처
휘몰아치는 전개로 제2막을 연 ‘연모’의 시청률은 지난 회보다 무려 1.2%포인트 상승, 10%를 기록했다. 드디어 10% 고지를 점령하며, 4주 연속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 확실한 상승세 곡선을 그리고 있다.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
지난 22일 ‘연모’(연출 송현욱, 이현석, 극본 한희정) 13회에서는 먼저 이휘(박은빈)의 비밀을 알게 된 정지운(로운), 그 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충격에 휩싸인 지운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휘의 상처만 치료했다. 비밀을 감춘 것에 대한 원망이 아니라, 그가 여린 몸으로 홀로 견뎠을 시간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팠기 때문이다. 휘는 쌍생이었던 죽은 오라비 대신 그 자리에 앉아 지금껏 사람들을 속여가며 남의 삶을 살았던 시간을 덤덤히 털어놓았다. 지운은 바뀐 건 아무것도 없다며, 평생 도망자 신세로 숨어 살아야 할지라도, 평범한 삶을 함께 살자 약조했다. 그렇게 ‘휘운 커플’은 처음 여자와 남자로 서로를 감싸 안았다.
하지만 어두운 운명은 이들의 행복한 시간을 길게 허락하지 않았다. 그 사이, 휘를 용상에 앉히려는 외조부 한기재(윤제문)의 계략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 그에게 약점 잡힌 상선은 혜종(이필모)에게 독약을 탄 탕약을 전했고, 혜종은 결국 피를 토하고 쓰러져 운명을 달리했다. 지운이 선물을 사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휘를 납치한 한기재는 혜종의 승하를 알리며, 궁으로 데려갔다.
한기재의 계략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대비(이일화) 앞에 중전의 아비 창천군(손종학)이 사병을 길렀다는 장부 증좌를 꺼내 놓으며, 그가 폐세자 상소로 유생을 주동한 일로 혜종과 갈등을 겪었다는 거짓말을 넌지시 던졌다. 역심을 품은 제현대군(차성제)인지, 폐세자인지 선택하라는 압박에 대비는 흔들렸다. 결국 한기재는 “전하를 시해한 역적들”이라며 제현대군부터, 창천군과 중전까지 잡아들였다. 누명을 쓴 이들은 “이건 모함”이라며 저항했지만 소용없었다.
그의 마지막 퍼즐은 휘였다. 난 이미 폐위된 세자이고, 아버지의 뒤를 이을 사람은 제현대군이며, 자신은 제 자리로 돌아가겠다고 버티는 휘를 보며 한기재의 낯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김상궁(백현주), 홍내관(고규필), 내금위장(김재철), 그리고 지운까지 모두 잡아들여 인생을 망치겠다며, “너를 왕으로 만들기 위해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진정 보여주길 바라냐”고 협박했다. “너의 사람을 지키려면 왕이 돼 힘을 기르라”는 그를 보며, 휘는 그제야 아버지가 자기 때문에 목숨을 잃었단 충격적 사실을 깨닫고는 온몸을 떨었다.
옥사에 갇힌 제현대군을 찾아간 휘는 “절대 너는 죽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 약조했다. 그리고 한기재를 찾아가 “왕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기꺼이 외조부님의 인형이 돼드리겠다”며, 제 사람들은 건들지 말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드디어 만족한듯 휘에게 “전하”라 부르며 고개를 숙인 한기재는 그의 어깨를 꽉 잡았다. 상처를 입은 어깨에 피가 배어 나왔지만, 휘는 그 고통을 꼿꼿이 견뎠다.
뒤늦게 휘가 혜종의 보위를 이어 곧 즉위할 것이란 소식을 접한 지운은 그 길로 궁으로 달려갔다. 그를 막는 관군들을 막무가내로 밀어내고 거침없이 휘를 향하는 그의 눈빛은 이성을 잃은 듯했다. 휘는 차오르는 눈물과 찢어지는 가슴을 다잡고, “이젠 절대 제 곁에 오시면 안 된다”라고 그를 저지했다. 그제야 휘의 뜻을 알게 된 지운은 제 발로 이전보다 더한 가시밭길을 가려는 그를 보며 가슴이 저려왔다. 그렇게 휘는 대전의 문턱을 넘어 도열한 대소신료 사이를 걸어들어가 담담히 옥좌에 앉았다.
KBS 2TV ‘연모’ 14회는 오늘(23일) 화요일 밤 9시30분에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