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새해 소망…‘기대작 대방출’ 이뤄지나

입력 2021-12-2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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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상선언’. 사진|쇼박스

■ 코로나19로 개봉 미뤄졌던 한국영화들 전망

‘비상선언’ ‘영웅’ ‘범죄도시2’ 등
개봉일 안 잡혔지만 관심 뜨거워
송강호·전도연 등 스타들도 화려
박찬욱·강제규 등 명감독 복귀도
2004년 2월19일,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가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2003년 12월24일 성탄 및 연말연시 시즌을 겨냥해 극장에 간판을 내건 지 58일 만이었다.

그에 앞서 1999년 강제규 감독의 ‘쉬리’와 2000년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 2000년 ‘친구’·‘신라의 달밤’·‘엽기적인 그녀’ 등 한국영화는 잇단 흥행세로 1990년대 뿌리 내린 중흥의 씨앗을 꽃으로 피워냈다. 여기에 멀티플렉스 극장의 증가에 힘입은 관객 및 관람횟수 증가, 참신한 기획에 기댄 대중성과 작품성 확보, 영상 전문인력의 충무로 유입 등 영화의 ‘산업화’를 가능케 하는 조건도 싹을 틔웠다. 많은 영화관계자들은 조만간 1000만 관객 시대가 열릴 것임을 의심하지 않았다.

‘1000만’은 더 이상 ‘꿈의 숫자’가 아니었다. 이후 한국영화는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를 포함해 현재까지 모두 19편을 ‘1000만 클럽’에 가입시켰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났다. 한국영화는 올해 30% 초반대 점유율로 침체를 겪고 있다. 전대미문의 감염병이 창궐한 탓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한국영화 개봉이 줄줄이 연기됐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5월 이후 개봉하기 시작해 한국영화의 신작 효과가 작년만큼 크지 않았다”고 올해 ‘11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서 밝혔다. 적지 않은 작품이 자칫 ‘창고’에 쌓인 채 불투명한 앞날만 바라볼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충무로를 떠다니게 됐다.


● 기대작의 개봉 목마름에 물길을

그래서 충무로 관계자들은 2022년이 ‘창고영화 대방출’의 시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당초 내년 1월 개봉을 예정했다 일정을 미룬 ‘비상선언’을 비롯해 ‘영웅’, ‘인생은 아름다워’, ‘범죄도시2’, ‘한산:용의 출현’, ‘행복의 나라로’ 등 기대작들이 줄줄이 상영 목마름 속에 해갈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영웅’과 ‘인생은 아름다워’ 등은 이미 지난해 관객의 호기심을 자아냈지만, 결국 개봉하지 않았다. ‘범죄도시2’와 ‘한산:용의 출연’ 등도 개봉 일정을 탐색하다 잠시 관련 행보를 쉬고 있다. ‘행복의 나라로’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보이며 기대를 모았지만, 역시 개봉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외계+인’, ‘보고타’, ‘공조2:인터내셔널’, ‘헤어질 결심’, ‘보스턴 1947’, ‘앵커’ 등 이미 2019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에 촬영을 모두 마친 작품들도 있다. 현재 치열하게 후반작업 중이거나 이제 막 작품을 완성하고 개봉에 앞서 다양한 흥행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과정에 있는 작품들이다.


● 스타들 총출동!

송강호·전도연·이병헌(비상선언), 박해일·안성기·변요한(한산:용의 출현), 류승룡·염정아(인생은 아름다워), 최민식(행복의 나라로), 마동석(범죄도시2) 등이 내년 한국영화의 새로운 행보를 책임질 배우들이다. 모두 한국영화의 ‘얼굴’로 인식되어온 이들이기도 하다.

류준열·김태리·김우빈(외계+인), 송중기(보고타), 현빈(공조2:인터내셔널), 천우희(앵커) 등 스크린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스타들도 가세한다. ‘보스턴 1947’의 하정우와 임시완도 선후배의 힘을 모은다.

중국스타 탕웨이가 박해일·이정현 등과 함께 주연한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다. ‘한산:용의 출현’ 김한민·‘영웅’ 윤제균·‘행복의 나라로’ 임상수·‘외계+인’ 최동훈·‘비상선언’ 한재림 감독 등 충무로의 대표적 연출자들이 박 감독과 함께 잇따라 관객을 만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운다. ‘태극기 휘날리며’로 두 번째 1000만 관객 성과를 이룬 강제규 감독도 ‘보스턴 1947’로 다시 돌아온다.

이처럼 2022년은 한국영화 톱스타급 배우들과 감독들을 대거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전망은 ‘전망’이어서 감염병 확산 추이에 따라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할 수도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조금씩 잦아들고, ‘부스터 샷’ 등 예방백신 접종자가 늘어나는 등 상황이 조금씩 개선돼 가기를 바라기는 충무로 관계자들도 마찬가지. 무엇보다 관객 신뢰 두터운 배우와 감독들이 나선다는 점에서 2022년 한국영화의 새로운 활력을 이들은 기대하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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