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로 본 5대 금융그룹 수장들의 경영 화두 “디지털 혁신·차별화 플랫폼으로 승부”

입력 2022-01-04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윤종규 KB금융 회장

KB 윤종규 최고의 고객경험 제공

신한 조용병 디지털 생태계 이끌것

하나 김정태 옴니채널 전환 가속화

우리 손태승 MZ세대 특화 서비스

농협 손병환 고객 관점서 전면 혁신2022년 임인년 새해를 맞은 5대 금융그룹 회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혁신과 차별화된 플랫폼’을 강조했다. ‘빅테크(인터넷 플랫폼 기반의 거대 정보기술 기업)’가 초대형 플랫폼을 무기로 한 금융 서비스를 앞세워 위협하고 있는 만큼, 금융업의 본질을 바탕으로 비금융 부문까지 영역을 확장한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디지털 혁신 통한 종합금융플랫폼 도약

새해 경영전략 키워드로 ‘리뉴(R.E.N.E.W)’를 제시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디지털을 통해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1등 금융플랫폼을 내세웠다. 윤 회장은 “1등 금융플랫폼은 고객이 KB를 더 많이 이용하고, 사랑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금융에 있어 ‘KB에 가면 모든 것이 한 번에 해결된다’는 인식을 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KB스타뱅킹이 그룹의 ‘슈퍼 앱’으로 자리잡고, 계열사 앱들과 상호 연계, 보완을 강화하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디지털 생태계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인터넷전문은행과 빅테크의 새로운 시도가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고객은 이제 금융사의 규모와 수익이 아닌 경험의 가치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그룹사의 디지털 플랫폼 전반을 바르게, 빠르게, 다르게 운영해 빅테크와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에서 당당히 앞서자”고 당부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금융의 경계를 넘어설 것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올해 업의 경계를 넘어서는 경쟁과 협력으로 기존의 틀을 깨야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강점의 레벨업’을 제시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김 회장은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우리만이 가진 강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경쟁자들과 맞서야 한다”며 “우리는 빅테크가 가지지 못한 강력한 오프라인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고객 중심의 옴니채널로 탈바꿈하고, 금융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람이 꼭 필요한 영역에서 차별화된 상담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완전 민영화 원년을 맞아 ‘디지털 초혁신’을 통한 ‘디지털 기반 종합금융그룹 체계 완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손 회장은 “자회사들의 기존 플랫폼 서비스는 과감히 혁신하되 그룹 차원에서 MZ세대 특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전 세대에 걸친 고객들이 일상에서 우리금융의 플랫폼을 가장 먼저 떠올리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은 고객관점에서의 디지털 사업 추진을 내세웠다. 손 회장은 “금융의 본질은 고객에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차별화된 디지털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고객이 원하지 않으면 그동안 잘 해왔던 사업모델과 사업운영 방식도 과감히 바꿔야 한다”며 “상품과 서비스 개발뿐 아니라, 내부 시스템과 일하는 방식까지도 고객관점에서 전면적으로 혁신할 것”을 주문했다.

○은행 중심의 대대적 조직개편

금융그룹들은 ‘디지털 혁신과 차별화된 플랫폼’을 위해 주력 계력사인 은행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도 나섰다. KB국민은행은 펀드서비스, 디지털신사업, KB모바일인증, 공급망금융, 기업자금관리, 기업뱅킹, 기관영업, 글로벌디지털 등 총 8개 부문을 데브옵스(DevOps) 조직으로 개편했다. 데브옵스는 개발 담당자와 운영 담당자가 연계해 협력하는 개발 방법론을 말한다. 이들 사이의 소통, 협업, 통합, 자동화를 강조한다.

신한은행은 목적 중심의 조직 ‘트라이브(Tribe)’를 추구하며, 디지털 실행속도 강화에 중점을 뒀다.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소규모 팀을 구성해 민첩하게 대응하는 애자일(Agile) 조직으로, S.A.Q(신속한 실행, 민첩성, 순발력)에 맞춰 핵심 전략과제를 수행할 방침이다.

올해를 ‘금융의 경계를 넘어서는 원년’으로 삼은 하나은행의 경우, 은행의 디지털 전환(DT) 컨트롤타워 격인 ‘DT 혁신본부’를 디지털리테일그룹 안에 신설했다. 하나금융의 중점추진 항목인 ‘디지털 퍼스트’를 실현하기 위한 조치다.

우리은행은 과장급 이하 젊은 직원 중심으로 구성한 CX이노베이션팀과 MZ마케팅팀을 신설했다. 2030 MZ세대 시각으로 고객 니즈를 발굴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