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3세 형제 경영 본격화

입력 2022-01-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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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허진수 사장의 글로벌 성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남부 ‘파리바게뜨 스나얀시티점’(오른쪽)과 차남 허희수 부사장이 신사업으로 선보인 퀵커머스 서비스 ‘해피버틀러’. 사진제공 l SPC그룹

형님은 ‘해외’ 아우는 ‘국내’ 영토 넓힌다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으로 승진
인니·중국 등 글로벌 공략 잰걸음

허희수 부사장 3년 만에 업무 복귀
퀵커머스 서비스 등 신사업 이끌어
SPC그룹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SPC그룹의 모태는 고 허창성 삼립식품 창업주가 1945년 황해도 옹진에 세운 빵집 상미당이다. 허 창업주의 손자이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부사장이 최근 경영에 복귀한 데 이어, 장남 허진수 글로벌 BU장(부사장)이 1일 파리크라상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한동안 중단됐던 ‘형제경영’이 다시 시작됐다는 평가다.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왼쪽)과 허희수 섹타나인 부사장. 사진제공 l SPC그룹



●승진한 허진수 사장, 글로벌 경영 박차

먼저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허진수 글로벌 BU장이 SPC그룹 지주사인 파리크라상 사장으로 승진했다. 1977년생인 허 사장은 2005년 파리크라상에 입사해 그간 미국, 프랑스, 중국, 싱가포르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파리바게뜨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여왔으며, 2019년 3월 중국에 SPC텐진공장 준공 등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해 왔다. 지난해에는 조인트벤처 전략으로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 잇달아 진출하는 등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섰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지난해 11월 11일 수도 자카르타의 유명 쇼핑몰 ‘아쉬타 디스트릭트 8’ 1층에 파리바게뜨 인도네시아 1호점인 아쉬타몰점을, 12월 31일 자카르타 남부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 ‘스나얀시티몰’ 지하 1층 푸드존에 2호점인 스나얀시티점을 오픈했다.

이슬람교 비중이 높은 인도네시아의 종교적 특성을 고려해 모든 제품에 돼지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제품을 만드는 공정을 고객이 직접 볼 수 있도록 오픈 키친을 적용해 ‘갓 구운 빵’이라는 신선한 이미지를 부각시킨 게 특징이다. 회사 측은 “1호점 아쉬타몰점의 하루 매출이 예상의 3배 이상을 웃도는 등 인도네시아 내에서 파리바게뜨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며 “2022년 인도네시아의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허 사장의 성과로 SPC그룹은 2004년 9월 중국 상하이에 첫 해외 매장을 열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이래 현재 미국, 프랑스, 싱가포르 등 7개국에서 430여 개 파리바게뜨 매장을 운영 중이다. 또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미국 ‘프랜차이즈 타임즈’ 선정 ‘프랜차이즈 기업 Top 400’에 38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이번 사장 승진도 해외 시장을 확장하는 데 공헌한 점이 반영된 결과로, 허 사장은 향후에도 글로벌 경영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복귀한 허희수 부사장, 신사업으로 승부

허 사장의 승진에 앞서 차남인 허희수 부사장도 3년 만에 복귀해 신사업을 진행 중이다. SPC그룹의 네트워크 시스템 관련 계열사인 섹타나인의 책임임원으로 업무에 복귀한 허 부사장은 퀵커머스 서비스 ‘해피버틀러’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해피버틀러는 일상에서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해피(Happy)’와 집사라는 뜻의 ‘버틀러(Butler)’를 조합한 명칭이다. 집사처럼 소비자 가까운 곳에서 생활 편의상품을 빠르고 완벽하게 배송하는 장보기 집사라는 의미를 담았다. 롯데슈퍼와의 제휴를 통해 가공식품, 신선식품, 생활잡화, 과일, 야채 등 일반적인 퀵커머스 제공 물품 외에도 파리크라상 케이크,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등 SPC브랜드 제품을 함께 주문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1978년생인 허 부사장은 2007년 파리크라상에 입사한 뒤 파리크라상 마케팅본부장, BR코리아 전무, SPC그룹 전략기획실 미래사업부문장 등을 거치며 SPC그룹의 디자인·마케팅 전략을 이끈 마케팅 전문가로 불린다. 특히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을 국내에 들여온 것이 주요 성과로 꼽힌다. 쉐이크쉑은 2016년 7월 서울 강남에 국내 1호점을 선보인 이래 현재까지 총 2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뿐 아니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사업 운영 계약도 체결하는 등 SPC그룹의 효자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싱가포르에서는 2019년 첫 매장을 연 이래 오차드로드, 닐로드, 가든스바이더베이 등 핵심상권에 속속 문을 열며 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에서는 2023년 첫 매장을 열 계획이다.

당분간 SPC그룹은 허 사장과 허 부사장을 축으로 한 ‘형제경영’이 예측된다. 글로벌 영역 확장에는 장남 특유의 안정감을 가진 허진수 사장이, 새 먹거리 발굴에는 평소 아이디어가 넘친다는 평을 듣는 허희수 부사장이 적합해 보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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