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월화드라마 ‘한 사람만’(극본 문정민 연출 오현종 제작 키이스트, JTBC스튜디오)에는 표인숙(안은진)X강세연(강예원)X성미도(박수영)의 달콤살벌 워맨스, 표인숙X민우천(김경남)의 애틋한 인생 멜로 외에도 시청자들의 가슴 속에 아로새겨지고 있는 이색 케미가 있다. 바로 이웃에서 서로의 첫 번째 친구로 거듭난 표인숙과 이웃집 아이 하산아(서연우)의 우정이다.
산아는 가정 폭력을 행사하는 아빠 하용근(백현진) 밑에서 자랐다. 인숙은 이웃집이었지만, 어렸을 적 수영장에 빠져 청력에 이상이 생겼고, 밤마다 산아의 집에서 새어 나오는 고성을 듣지 못했다. 1년 전, 하용근이 기어코 산아와 산아 엄마가 도망치듯 이사 온 집을 찾아냈을 때도 이를 알지 못했던 인숙은 용근의 폭행 현장을 가족 파티로 오해하고 지나쳤다. 그때 처음으로 자신이 잘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두려워졌다.
이왕 죽는 김에 나쁜 놈 ‘한 사람’인 하용근을 데려가기로 결심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도망가면 아빠가 다시 찾아오는 질기고 질긴 가정 폭력의 굴레를 끊어낼 수 있는 기회였고, 언젠가 아빠의 손에 죽을 거라고 체념하던 산아를 지켜낼 유일한 방법이었다. 아빠가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에 산아가 보인 첫 반응은 “다행이다”라는 안심이었다. 그간 얼마나 끔찍한 하루를 버텨왔는지 알 수 있던 대목이었다.
그렇게 서로의 첫 친구가 된 인숙과 연우는 세대를 초월한 친구 케미를 선보이고 있다. 인숙이 병에 걸려 죽는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슬퍼하고, 죽을 때까지는 쓸 수 있을 거라며 두꺼운 일기장을 선물로 주던 산아는 보는 이들마저 감동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사건의 중요한 키가 될 하용근의 핸드폰을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광수대에게 거짓말하며, 몰래 인숙에게 전달하는 등 인숙의 조력자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래서 인숙은 “내가 지켜줄게”라던 약속을 끝까지 지키고 싶었다. 하지만 상황은 복잡했다.자신이 골프채로 용근의 머리를 가격해 그가 사망한 줄 알았는데, 산아의 엄마 우경미(차희)가 쓰러진 남편의 목을 졸라 목숨을 앗은 것. 인숙은 그 사실에 자수하겠다는 다짐을 더욱 굳혔다. 이제야 찾아온 산아의 해뜰날을 경미의 구속으로 빼앗을 순 없었다. 산아를 지키는 인숙만의 방법이었다.
그런데 지난 방송에서 모두를 경악시킨 또 다른 변수가 발생했다. 머리에 채송화가 꽂힌 시체 한 구가 바다 위로 떠오른 것. 하용근의 시체와 양상이 똑같은 이 사건은 인숙과 우천을 잡기 위한 누군가의 덫이었다. 꼬일 대로 꼬여버린 상황에 인숙은 산아를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키이스트와 JTBC스튜디오가 공동 제작하는 ‘한 사람만’은 매주 월, 화 밤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사진제공= 키이스트, JTBC스튜디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