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1위 질주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박지후 & 조이현 [인터뷰]

입력 2022-02-1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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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후(왼쪽)·조이현. 사진제공|넷플릭스

박지후(왼쪽)·조이현. 사진제공|넷플릭스

박지후 “사실은 ‘좀비물 마니아’ 오디션,이 악물고 했죠”
조이현 “‘실감 나게 목 비틀자’ 회의 진짜 많이 했죠”
좀비 사이를 활보하는 고교생들이 세계를 꿀꺽 삼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이 12일째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이후 10일 만에 넷플릭스 TV 비영어 부문에서 역대 시청 시간 5위에도 올랐다. 매일 ‘케이(K) 콘텐츠’의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정작 열풍의 중심에 서 있는 배우 박지후(19)와 조이현(23)은 “얼떨떨하다”고 입을 모았다. 화상으로 각각 만난 이들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요즘 매일 매일이 신나고 재미있다”며 설렘을 한껏 드러냈다.


박지후. 사진제공 | 넷플릭스

박지후. 사진제공 | 넷플릭스



●남온조 역 박지후
박지후는 소문난 ‘좀비물 마니아’다. “좀비들이 우글대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태연히 밥을 먹는” 강심장이다. 2년 전 열린 ‘지금 우리 학교는’ 오디션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기회”였다. 덜컥 주인공 남온조로 캐스팅됐을 때는 “믿기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실제로 수업 시간에 ‘지금 좀비가 학교에 나타나면 어떻게 될까?’하는 상상을 정말 자주 했어요. 그 상상이 드라마로 만들어지니 신기하고 재미있었죠. 좀비랑 맞서 싸우는 순간을 얼마나 꿈꿔왔는데요! 드라마가 공개되자마자 12회를 앉은 자리에서 ‘정주행’했답니다.”

시청자 사이에서는 남온조가 답답하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나오지만, “10대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좀비화된 친구에게 감염될 위기에도 현실을 부정하면서 시간을 지체시키곤 했어요. 일부에서는 ‘발암 캐릭터’라고 하더라고요. MZ세대답게 ‘서치 왕’이라서 온라인의 반응을 다 찾아봤죠. 저도 답답했지만, 어리고 감성적인 학생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콘텐츠의 폭발적인 인기는 “아직 체감하기 전”이다. 3만에서 270만까지 확 불어난 SNS 팔로어를 보면서 그나마 “글로벌 인기가 사실은 맞는가 보다”하고 생각한다.

“가끔 내 SNS 계정이 맞나 싶을 때가 많아요. 2016년 데뷔해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신인으로서 얼굴을 알릴 수 있다는 게 그저 기뻐요. 시즌2가 꼭 나왔으면 좋겠어요. 남온조도 좀비 사태를 한 번 겪었으니 그땐 더 적극적으로 변해있지 않을까요?”

촬영 당시 캐릭터와 동갑인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그는 곧 한양대 연극영화과 입학을 앞두고 있다. 극중 소꿉친구 이청산 역으로 등장하는 윤찬영의 영향이 컸다.

“(윤)찬영 오빠가 같은 학교 20학번 선배에요. 촬영현장에 자주 학과 점퍼(과잠)을 입고 왔어요. 그걸 보니까 열정이 생겨 찬영 오빠에게 입시 관련 상담을 엄청 했어요. 최근에는 재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에 ‘본인 인증’하고 글도 올려봤답니다. 빨리 캠퍼스 생활을 해보고 싶어요.”

2019년 16세의 나이로 영화 ‘벌새’를 주연해 당시 런던아시아영화제 등 각종 시상식의 신인상을 휩쓸었다.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세계적 흥행까지 거머쥐었지만 “아직 배울 게 많다”고 손을 내저었다.

“두 작품 모두 실제와 동갑인 캐릭터를 연기했어요. 그게 드문 일이라며 주변에서는 부러워해요. 감사할 따름이죠. 부담을 즐기자는 주의여서 즐겁게 해보려고요.”

조이현. 사진제공 | 넷플릭스

조이현. 사진제공 | 넷플릭스



●반장 최남라 역 조이현
조이현의 성장세가 놀랍다. 지난해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에서 인턴 장윤복으로 사랑받은 후 KBS 2TV ‘학교 2021’을 통해서는 첫 주연 자리까지 꿰찼다.

올해의 기세는 세계로 뻗어 나갔다. 극중 냉철한 사고력을 가진 반장 최남라 역을 맡고 SNS 팔로어수가 최근 200만 명 이상 급증하는 등 ‘스타’로 거듭났다.

그는 “평소 좀비물을 좋아하는 나에게 이 드라마는 도전이자 선물 같은 작품이었다”며 웃었다.

“굉장히 겁이 많은데도 좀비물을 좋아해서 ‘워킹데드’, ‘월드Z’, ‘킹덤’ 등 국내외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봤어요. 연기할 땐 특정 작품을 참고하진 않으려 했죠. 원작 웹툰이 있는 작품이었기에 원작 속 캐릭터와 닮으려 했고, 또 그 안에서 나만의 인물을 창조하려고 노력했어요.”

자신만의 벽에 갇혀 지내다가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 성장해나가는 캐릭터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대한 이성적이고 차갑게 연기하다가 따뜻한 모습을 조금씩 꺼내려고 했어요. 남라는 기본적으로 굉장히 외로운 친구라 생각했어요. 초반에는 엄마의 압박으로 오로지 공부에만 매달렸고, 후반에는 겨우 마음을 나누게 된 친구들과 이별을 하게 되는 인물이니까요.”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에 절반만 좀비 성향을 띄는 ‘절비’라는 새로운 유형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그에겐 또 다른 도전이었다.

“지금까지 좀비 드라마에서는 등장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색하지 않게 보이는 게 가장 중요했어요. 안무 선생님께 표정이나 목을 비트는 등의 좀비 동작을 꼼꼼히 배우면서 좀비와 인간 중간 지점을 찾기 위해 감독님과 회의도 정말 많이 했죠.”

팬들에게 가장 지지를 받았던 남라와 수혁의 로맨스다. 조이현은 남라 캐릭터에 몰입하게 도와준 수혁 역의 박솔로몬에게 고마워했다.

“로몬이와는 동갑이라 더 빨리 친해졌어요. 데뷔작인 웹드라마 ‘복수노트’에 함께 출연했지만, 제 출연분량이 워낙 적어 만나진 못했죠. 로몬이가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재미있게 봤다고 말을 걸어줘서 촬영 전부터 많이 친해질 수 있었어요.”

누적 시청 시간 3억6102만 시간(10일 기준)을 기록하는 등 세계적인 관심과 사랑을 잊지 않으며 “더 좋은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미국 타임스퀘어에 우리 작품 광고가 걸렸어요. 현지에 사는 친구가 보고 축하 연락을 해줬어요. 기쁘고 행복하지만 짧은 시간에 관심을 받게 됐다는 사실이 그저 신기할 뿐이에요. 부담이 크면서도 얼떨떨해요. 하지만 절대 들뜨지 않고 늘 노력하는 배우가 될게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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