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이상화-이강석이 인정한 김민선, 4년 뒤 포디움 위한 과제 [강산 기자의 베이징 리포트]

입력 2022-02-14 13: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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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민국 여자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의 희망 김민선(23·의정부시청)은 2번째 올림픽에서 잠재력을 한껏 보여줬다. KBS 해설위원을 맡고 있는 ‘빙속여제’ 이상화(33)도, 소속팀 이강석 코치(37)도 “4년 뒤에는 반드시 포디움에 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민선은 13일 베이징스피드스케이팅오벌에서 열린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7위(37초60)의 성적을 냈다. 강자들이 즐비한 이 종목에서 톱 10에 진입한 것도 박수 받을 일인데, 4년 전 평창대회의 38초534(16위)에서 0.934초나 기록을 단축했다. 그동안 스타트가 약점으로 지적됐던 것을 고려하면, 10초43의 100m 구간기록은 발전의 증거였다. 이 위원은 “기록과 순위 모두 김민선이 발전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에는 이 종목의 절대자 이상화가 있었다. 김민선에게도 자연스럽게 ‘제2의 이상화’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이 위원도 김민선을 후계자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김민선의 레이스 직후 만난 그가 가슴 벅찬 감동을 표현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말 마디마디에 김민선을 향한 애정이 느껴졌다. “톱 10에 진입한 것만으로도 잘했다. 금메달이 아니라고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는 충분하다. 더 열심히 지금의 꾸준함을 지켜나가길 바란다.”

이상화(가운데), 이강석 해설위원(오른쪽). 사진제공 | KBS


2006토리노올림픽 남자 500m 동메달리스트인 이 코치는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감독(SBS 해설위원)과 함께 누구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김민선을 지켜본 인물이다. 대표팀 경기가 없는 날에도 밖에서 훈련과정을 체크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그는 “김민선이 베이징에 도착한 뒤 첫 50m 구간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그 구간을 어떻게 주파하느냐에 따라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봤고, 현지에서 열심히 훈련한 덕분에 더 발전한 측면도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민선의 시선은 4년 뒤 2026밀라노동계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그 때는 ‘완성형 선수’로 성장해 포디움에 서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그저 (이)상화 언니처럼 잘 타서 빨리 메달을 따고 싶다.” 이 한마디에 모든 각오가 녹아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보완할 점은 무엇일까. 이 코치는 “지금 100m 구간은 확실히 좋아졌다. 1~2번 코너와 직선주로에 좀더 속도를 낼 수 있는 패턴을 만들어주고 싶다. 백스트레치에서 부족한 부분을 좀더 메우면 좋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위원은 강한 어조로 말했다. 확신이 느껴졌다. “김민선은 4년 뒤에 무조건 메달을 딸 것이다. 더 잘할 수 있도록 나도 도울 것이다. 김민선은 큰 신장을 이용할 줄 알고, 피지컬에 맞춰 몸 관리도 잘한다. 3~4번째 코너를 빠져나오는 부분 등을 잘 연구하면 무조건 입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 빙속 단거리 대표주자들의 관심과 조언, 김민선에게는 돈 주고도 못 살 값진 자산이다.

베이징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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