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영·송강이 벼락 같이 이뤄진 하룻밤을 보냈다.

13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연출 차영훈, 극본 선영, 크리에이터 글Line&강은경, 약칭 ‘기상청 사람들’)에서는 달콤했던 사내 연애의 그 잔혹한 민낯이 드러났다. 기상청에서 얼굴을 마주하게 된 총괄예보관 진하경(박민영 분), 특보담당 이시우(송강 분), 대변인실 통보관 한기준(윤박 분), 그리고 문민일보 기상전문 기자 채유진(유라 분) 러브 시그널이 잔혹하게 얽히고설켰다.

기준과 파경 후 2개월이 지났지만, 사내 연애 끝은 이별만이 아니었다. 하경은 사내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여자와 함께한 전 연인을 목격했다. 이들 이야기는 이미 기상청 내에서는 가십거리가 됐다. 이것만으로도 골치가 아픈데, 기준은 생각보다 훨씬 더 나쁜 녀석이었다. 함께 구입한 TV는 기준에 속아 본인이 다 부담했단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런데도 TV를 가져가버린 뻔뻔함에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 하경. 이런 그에게 ‘라스트팡’으로 내용 증명이 도착했다. 위자료 명목으로 줬던 집까지 반으로 나누자는 내용.
하경 분보는 극에 달했다. 기상청 복도 한복판에서 “네가 어떻게 나한테 그런 걸 보내”라며 기준 따귀를 때렸다. 그런데 오히려 기준은 항상 자신보다 잘 나갔던 하경 때문에 지난 10년간 힘들었다는 자격지심을 드러냈다. 연애하는 동안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줄 알았던 하경은 크게 착각하고 있었다.
혼란스러움도 잠시, 하경은 이성을 되찾았다. 계약금, 중도금, 대출금까지 전부 자신 통장에서 빠져나갔다. 기준 지분은 청약 통장에 넣은 500만 원이 다라는 사실을 짚으며, “거기에 직구(해외 구매)로 사놓고 국내에서 샀다고 뜯어간 내 돈까지 제하고 남은 금액 입금해 줄게”라고 일갈했다. 또 사내 연애의 후폭풍 때문에 스위스 행을 고민했지만, 뻔뻔한 기준 태도에 “불편한 사람이 떠나. 네가 가라고, 스위스 제네바로, 이 X새끼야!”라고 응수했다.
이후 후련한 마음으로 본청 총괄 2팀에 2주간 파견 나온 시우와 술 한잔을 기울였다. 시우도 바람의 피해자이며, 그의 전 연인 유진이 현재 기준 아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하경은 그에게 동질감을 느꼈다. 이렇게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하지만 다음 날 한 침대에서 일어나는 건 두 번 다시 사내연애는 하지 않겠다던 하경에게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 하경은 아찔한 하룻밤에 “일어나면 안 되는 천재지변 같은 것, 만나서는 안 되는 두 기류가 만나서 형성된 일종의 벼락 같은 것”이라며 해프닝으로 끝내자 설득했다.

시우가 2주 뒤면 다시 수도권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도 계산에 있었다. 그러나 다음 주부터 본청 총괄 2팀으로 정식 발령 받았다는 시우의 청천벽력이 하경의 사고 회로를 정지시켰다. 한 직장에서 기준과 유진을 마주쳐야 하는 것도 모자라, 벼락과도 같은 짜릿한 밤을 보낸 시우와 같은 팀에서 생활해야 한다니, 하경의 입에서는 “미치겠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런데도 “앞으로 잘해봐요 우리. 어른답게, 나이스하게”라는 시우. 잔혹하게 얽힌 이 관계는 다음 회가 정말 기다려질 정도로 흥미진진하게 흘러갔다.
한편 이날 ‘기상청 사람들’ 2회는 시청률 5.455%를 기록했다. 이는 첫 회 시청률(4.514%)보다 0.94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덕분에 망해가던 JTBC 드라마에 ‘한 줄기 빛 같은 존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닐슨 코리아, 전국기준)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