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화 ‘날아라, 빙판 위의 빛’의 홍보 포스터.
한국 바로 알리기 운동에 앞장서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8일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중국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iQiyi)는 지난 12일 영화 ‘날아라, 빙판 위의 빛’을 공개했다”며 “영화 속 장면에서 한국 선수가 중국 선수에게 고의로 발을 거는 등 수시로 반칙을 행사하는 장면들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이어 “특히 이번 영화가 베이징 시 당국이 시나리오 작성부터 개입하며 제작과 배포를 총괄했다는 점이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이에 대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및 전 세계 IOC 위원 전원(한국 측 제외)에게 메일을 보내 베이징시의 만행을 상세히 알려줬다”고 전했다.
해당 영화는 배달 기사로 일하던 시골 소년이 쇼트트랙 국가대표 가 돼 시련을 딛고 정상에 서는 과정을 담고 있다. 주인공은 국가대표 출신 어머니의 영향으로 쇼트트랙을 접하게 되고, 혹독한 훈련 끝에 국가대표가 돼 국제대회에 출전한다. 그런데 영화에서 한국 선수들은 고의로 주인공에게 발을 걸고, 넘어진 주인공의 눈을 스케이트 날로 다치게 하는 등 ‘반칙왕’으로 묘사된다.
부상을 당한 주인공은 한쪽 눈이 피로 가려져 앞이 보이지 않게 되지만, 포기하지 않고 트랙을 달려 승리한다는 것이 영화의 줄거리다.
서 교수는 IOC 관계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어떻게 올림픽을 개최하는 도시에서 한 나라(한국)에 대한 혐오를 조장해 자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하려 하는가. 이런 행위는 올림픽 정신에 위배되는 일”이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행위가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 내에 이뤄졌다는 것은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베이징시와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측에 강력한 경고를 통해 올림픽 개최 도시에서 이런 파렴치한 행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영화의 내용과 반대로 이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종목에서는 한국 선수들이 편파판정의 희생양이 됐고, 중국이 그 덕으로 기대 이상이 성적으로 거뒀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