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의 ‘일장춘몽’, 유해진·김옥빈·박정민과 신명 나게 ‘아이폰’ [종합]

입력 2022-02-18 12: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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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Apple)과 박찬욱 감독이 만났다. 프로젝트 단편 영화 ‘일장춘몽’.

이번 프로젝트는 박찬욱 감독이 '파란만장' 이후 11년 만에 iPhone 촬영 영화에 도전하는 것이다. 11년 전 iPhone 4로 찍은 단편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바 있는 박찬욱 감독이기에 ‘일장춘몽’에 대한 기대가 크다.

18일 박찬욱 감독이 iPhone 13 Pro로 촬영한 무협 로맨스 단편영화 '일장춘몽'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박찬욱 감독은 이날 “11년에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그때 기억이 정말 좋았다. 단편 영화를 만들 기회가 있으면 꾸준히 작업하게 된 계기였다. 진보된 기술이 탑재된 기계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프로젝트 참여 이유를 말했다.

김우형 촬영 감독은 “영화를 촬영할 때는 큰 장비를 동원하는데 이번 단편에선 아무 장비를 들지 않고 휴대전화 하나만으로 찍었다. 처음에는 추가 렌즈를 동원하려고 했는데 이 휴대전화 기기가 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기로 방향을 바꿨다”라며 “준비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는 점이 강점이었다. 기동성이 있기에 좋은 모습을 발견하면 몇 초, 몇 분 내에 바로 작업을 할 수 있더라”라고 지향점 및 장점을 설명했다.

‘일장춘몽’은 배우 유해진, 김옥빈, 박정민과 ‘1987’, ‘고지전’, ‘암살’ 김우형 촬영 감독, 청룡영화상 음악상 수상자인 밴드 이날치 리더 장영규 음악 감독, ‘스트릿 우먼 파이터’로 댄스계에 신드롬을 일으킨 모니카 안무 감독 등 화려한 배우 및 제작진을 자랑한다.

마을의 은인, 흰담비(김옥빈 분)를 묻어줄 관을 만들 나무를 구하기 위해 장의사(유해진 분)가 무덤을 파헤치고, 그 바람에 무덤의 주인인 검객(박정민 분)이 깨어나 자신의 관을 되찾기 위해 한바탕 소란을 벌이는 무협 로맨스 영화다.

‘일장춘몽’은 박찬욱 감독의 첫 무협영화이자 마당극이다. 이에 박찬욱 감독은 “이런 생소한 장르를 장편 상업 영화로 도전하기에는 자금을 고려해야한다. 단편 영화이니 자유롭게, 자연스럽게 임할 수 있었다”라고 다양한 재미를 보장했다.
유해진은 “박찬욱 감독과 처음 만났다. 꿈을 이뤘다”, 김옥빈은 “박찬욱 감독과는 20대 때 만나 작업했다. ‘일장춘몽’으로 30대에 만났으니 40대에 또 보면 되겠다”, 박정민 역시 “처음 연락을 받고 띠용 했다. ‘왜 나한테?’ 싶었다. 나에겐 꿈같은 일이었다”라고 박찬욱 감독의 캐스팅 제안을 받은 소감을 말했다.

이어 유해진은 “나는 필름, 디지털 시대를 다 겪은 배우다. 휴대전화로 촬영을 한다니까 또 생소했다. 세상이 이렇게 변하고 있구나 싶었다. 퀄리티가 어떻게 나올까 했는데 보고 깜짝 놀랐다", 김옥빈은 “작은 휴대전화로 촬영한다고 하니 의구심이 들었고 익숙하지 않아서 연기할 때도 걱정이었고 작품의 질도 우려가 됐었다. 완성본을 보니 기우였더라. 오히려 기동성이 좋더라”, 박정민은 “유튜브를 통해 휴대전화로 만든 영화를 본 적이 있었다. 그 영화를 보면서 기분이 좋았는데 나도 박찬욱 감독 지휘하에 비슷한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다”라고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날 간담회에선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해진은 “장의사 역할이지만 따로 중점을 둔 부분은 없다. 감독 지시에 충실했다. 마당극 느낌의 작품이라 되도록 말의 맛을 살리려 했다. 감독 자체도 언어에 대한 애착이 크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귀띔했다.

또 김옥빈과 박정민의 액션-로맨스 호흡도 기대할만한다. 김옥빈은 “박정민 배우의 팬이었다. 가까이에서 연기 스타일을 보고 배우고 싶었다. 그런데 낯가림이 심한 배우라 말 걸기가 쉽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이전보단 친밀해졌다. 박정민과의 연기 호흡은 100점 중 99점이다. 남은 1점은 다음 작품에서 채우겠다”라고 칭찬, 박정민은 “동갑이지만 선배 배우라 다가가기 어려웠다. 액션 연습을 하면서 처음 만났는데 못하는 나와 달리, 김옥빈 배우는 잘 하더라. 고민 중이었는데 먼저 다가와줘서 편안해졌다. 서로를 믿으며 촬영에 임했다”라고 화답했다.

특히 대거 춤을 추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고 이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 모니카의 안무 디렉팅으로 이뤄졌다. 박찬욱 감독은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우연히 봤다. 초창기에는 나 혼자 알고 있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방송 몇 주가 지나니 아주 인기가 많아졌다. 오히려 사람들은 내가 ‘스우파’를 모를 줄 알더라. 그 중에서도 모니카와 함께 했다”라고 작업 비화를 전했고, 평소 ‘스우파’ 팬으로 유명한 박정민은 "처음에는 춤을 못춰서 걱정을 했고 쭈뼛댔는데 촬영이 진행될수록 스스로 신이 나 참여했다. 모니카를 비롯한 단원들의 도움 덕분이다”라고 성공한 팬임을 인증했다.

'일장춘몽'은 오늘(18일) 오전 11시 전 세계 동시 공개됐다.

끝으로 유해진은 “신명나는 작품이니 함께 즐겨달라”, 김옥빈은 “한국적이면서 세련된 작품이다. 우리의 의도대로 유쾌하게 보고 공유도 많이 해주면 좋겠다”, 박정민은 “한국인들이라면 익숙하지만 새로움을 볼 수 있을 것이고 외국인들에게는 신선한 재미를 줄 것 같다. 다른 영화와 달리 무료니까 많이 봐달라”라고 시청을 당부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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