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연구팀, 타비 시술 후 최적 항혈전제 치료 근거 제시

입력 2022-04-05 14: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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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내과 박덕우 박승정팀, 한국 홍콩 대만 환자 대상 연구
판막혈전증과 뇌색전증, 신경인지장애 무관 세계 최초 입증
“타비시술 후 뇌색전증 우려 해소, 환자 따라 항혈전제 결정”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 박승정 교수팀은 한국, 홍콩, 대만에서 타비 시술을 받은 229명을 대상으로 다기관 국제임상연구를 진행해 항혈전제 치료 근거를 밝혀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의 표준 치료법인 대동맥판막 스텐트 시술(타비 시술)은 가슴을 여는 수술을 대신해 고령이거나 중증인 환자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얻어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꾸준히 시행되고 있다. 타비 시술 후에는 기존 판막을 대체하기 위해 삽입한 인공판막 주변에 혈전증이 10~30%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판막 혈전이 혈류를 따라 뇌로 이동할 경우 뇌색전증이나 뇌신경 및 인지기능 장애 등을 유발한다는 우려가 있어왔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타비 시술 후에는 적절한 항혈전제를 복용해야 하는데, 항응고제요법이 이중항혈소판요법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근거는 제시됐지만 관찰 연구로 아직까지 명확한 인과관계를 밝히지는 못했다.

박덕우, 박승정 교수팀은 한국, 홍콩, 대만 총 5개 의료기관에서 타비 시술을 받은 229명에게 항응고제(에독사반, 111명)와 이중항혈소판제(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118명) 복용 군을 무작위 배정하고 6개월 동안 추적 관찰했다. 6개월 후 심장 CT를 시행한 결과, 항응고제 군의 판막혈전증 발생률은 9.8%였으며, 항혈소판제 군의 판막혈전증 발생률은 18.4%였다. 항응고제요법이 이중항혈소판요법보다 판막혈전증 예방에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타비 시술 1주일 이내와 6개월 후 두 차례에 걸쳐 MRI와 신경학적 인지기능검사를 시행한 결과에서는 항응고제 군과 항혈소판제 군의 뇌색전증이나 뇌신경 및 인지기능 장애 발생률에 전혀 차이가 없었다. 또한 타비 시술 후 판막혈전증 발생과 뇌색전증 및 뇌기능 장애와의 뚜렷한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도 증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심장 분야 최고 권위의 학회인 미국심장학회의 ‘올해의 가장 혁신적인 임상상연구(Late-Breaking Clinical Trial)’로 채택되었으며 2일부터 4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학회에서 박덕우 교수가 직접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심장 분야 최고의 권위지인 ‘서큘레이션(Circulation, 피인용지수=29.69)’ 최신호에 실렸다.


박덕우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판막혈전증이 뇌색전증을 유발한다는 위험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환자마다 상이한 임상적 상태와 안정성, 유효성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해 항혈전제의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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