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박성한. 스포츠동아DB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박성한(24) 때문에 고민이다. 현재 SSG 내야진은 교통정리가 필요한데, 페이스가 좋은 선수들의 포지션이 다소 겹친다. 5일 1군 선수단에 합류한 2루수 최주환의 선발출장이 가능해지면 고민은 더 커진다. 2루수, 유격수로 뛸 수 있는 김성현이 올 시즌 초반부터 안정적 기량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유격수 박성한이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기 때문이다.
박성한은 2~3일 창원 NC 다이노스와 개막 2연전에선 무안타에 그쳤다. 5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3경기 만에 첫 안타를 신고했는데, 무려 3개를 몰아쳤다. 김 감독은 “성한이가 다행히도 3안타 경기를 치렀다. 사실 나는 성한이에게 수비를 많이 강조한다. 그래도 타격을 어찌 신경 안 쓸 수 있겠나. 이제는 마음의 안정도 찾아왔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한은 지난해 SSG의 히트상품이었다. 입단 이후 가장 많은 135경기에서 타율 0.302, 4홈런, 44타점, 1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65를 기록했다. 규정타석을 채운 유격수들 중 ‘유이’한 3할타자였다.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의 타율이 2리 더 높지만, 유격수로는 박성한(993.2이닝)이 더 많은 수비 이닝을 기록했다(김혜성 904.2이닝).
박성한은 5일 타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3으로 추격하던 5회말 1사 만루서 KT 장성우의 깊은 타구를 반쯤 누운 채로 잡아 병살로 연결했다. 김 감독은 “(유격수 자리를) 내 땅처럼 느끼는 날이 오면 부담도, 긴장도 잘 하지 않는다. 성한이도 그런 점에서 실력 발휘를 하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초반보다 실수도 줄었고, 움직임도 정말 좋아졌다”며 반색했다.
김 감독은 최주환의 선발출장에 앞서 박성한, 김성현 중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우선적으로 기용할 뜻임을 내비쳤다. 그는 ‘내야수들의 활약이 연이어 나와 고민도 크겠다’는 말에 “그런 고민은 계속 했으면 좋겠다. 좋은 고민이다”며 웃었다.
수원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