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에이스도 믿는 그 이름 “수비 잘하는 피터스 있으니까”

입력 2022-04-12 15: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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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피터스. 스포츠동아DB 

“저희 외야에는 또 수비 잘하는 피터스가 있으니까요.”

롯데 자이언츠 외야는 취약 포지션이었다. 반면 유격수 딕슨 마차도가 버티던 내야는 정상급으로 평가받았다. 외야 몫까지 상쇄한 부분도 컸다. 하지만 KBO 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의 수비 효율(DER·인플레이타구 처리율)은 0.675로 최하위에 그쳤다. 이에 롯데는 야수진을 전면 개편하고 나섰다.

올 시즌에는 외국인선수 DJ 피터스(27)의 지분이 크다. 피터스는 키 2m2㎝의 거구임에도 빠른 발과 견고한 수비력을 자랑한다. 빅리그에서도 평균 이상의 세부 지표를 남겼다. 메이저리그 통계사이트 팬그래프스에 따르면, 피터스는 지난해 외야 전 포지션을 뛰며 수비실점억제(DRS·4), 수비범위(UZR/150·10.7) 등의 지표에서 인상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수비력은 KBO리그에서도 곧바로 나타났다. 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선 중견수로 선발출장해 2-0으로 앞선 7회말 2사 1·2루서 머리 뒤로 넘어갈 뻔한 타구를 펄쩍 뛰어올라 잡았다. 5일 NC전에서도 좌중간을 뚫을 듯했던 타구를 빠른 발로 쫓아가 잡았고, 시즌 첫 홈런까지 때리며 김진욱의 데뷔 첫 선발승을 도왔다. 김진욱은 피터스를 향해 엄지를 들어올렸다. 피터스는 “감각을 빠르게 찾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 피터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피터스는 지난겨울 규모를 넓힌 사직구장에서도 안정감을 과시한다. 롯데는 홈플레이트를 백스톱 쪽으로 밀면서 외야를 넓혔는데, 피터스가 주로 서 있는 중견수 자리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중앙 펜스까지는 기존 118m에서 2.5m가 늘었다. 에이스 박세웅은 “야구장을 넓히면서 장타 맞을 확률이 줄어들 수는 있다. 우리 외야에는 또 수비 잘하는 피터스가 있지 않나. 투수들의 부담도 줄여준다”고 밝혔다.

피터스는 과감하면서도 안정적 수비와 빠른 발로 롯데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타격에선 3, 5일 2연속경기 멀티히트를 치기도 했지만, 아직은 KBO리그 투수들에게 적응하는 단계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피터스를 주로 4, 5번 타순에 배치한다. 피터스가 공격력까지 끌어올린다면, 롯데가 바라는 가장 이상적 시나리오도 완성된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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