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월드컵경기장. 스포츠동아DB
전염병으로 잃었던 평범한 일상이 돌아와서일까.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전북 현대-FC서울의 K리그 통산 96번째 라이벌전에는 설렘과 기대가 가득했다. 간간히 마스크를 내린 채 경기장 주변을 거닐던 팬들의 얼굴에도 화창한 날씨만큼이나 환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특히 현시점에서 K리그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전북이 어린이날 홈경기를 치른 것은 무려 9년만이었다. 이에 구단도 풍성한 선물을 준비했다. 양 팀 선수들의 손을 잡고 그라운드로 입장하는 에스코트 키즈가 돌아왔고, 무료입장한 어린이팬 3000명에게는 스케치북·색연필 선물세트가 주어졌다. 또 어린이 시축·어린이 장내아나운서가 등장해 관중과 호흡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를 기념해 경기 전 이벤트로 마련된 팬 사인회에도 국가대표 베테랑 풀백 이용과 주전 골키퍼 송범근이 참여해 큰 호응을 받았다.
전북의 득점이 터지면 늘 나오는 “오~오렐레”가 함께 한 함성과 환호, 탄성, 탄식이 공존한 이날 전주성에는 1만2024명이 입장했다. 원정 팬들도 적지 않았다. 뜨겁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서울 팬들이다. 공식 서포터스 ‘수호신’이 마련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출발한 ‘승리버스’ 4대에 나눠 탄 200여 명이 5시간 가까운 공휴일의 교통지옥을 뚫고 전주에 왔을 뿐 아니라, 개별적으로도 적잖은 원정 팬들이 합류해 홈팬들의 열기에 맞불을 놓았다.
양 팀 사령탑들 역시 경기장에 찾아온 특별한 순간을 기뻐했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어린이팬들에게 축구로 희망과 꿈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고, 안익수 서울 감독은 “축구를 통해 모든 어린이들에게 행복한 하루를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