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연 추모 물결, 한국 영화계 큰 별 지다 [종합]

입력 2022-05-07 19: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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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수연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55세.

강수연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도착했을 무렵 강수연은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급히 심폐소생술이 이루어졌고,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 이송 뒤에도 강수연을 살리려는 노력은 계속됐다.

강수연 측은 6일 공식입장문을 통해 “모두 함께 염려하고 걱정해줘서 감사하다. 강수연은 현재 뇌출혈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수술 여부는 현재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다. 강수연 쾌유와 안정을 기원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모두의 염원과 달리 강수연은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7일 오후 3시 생을 마감하며 하늘의 별이 된 것. 강수연 측은 이날 부고 소식을 알리며 황망함을 이야기했다.

영화계의 큰 별이 진만큼,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현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이 장례위원회를 꾸려 영화인장을 마련한다. 감독 이우석, 임권택, 정진영, 배우 김지미, 박정자, 박중훈, 손숙, 안성기 등이 고문을 맡는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2층 17호에 마련된다. 다만, 7일 하루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조문객을 받지 않고, 가족, 친인척들이 강수연을 추모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8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되는 영화인장에는 수많은 영화계 인사, 관계자, 동료 배우들이 빈소을 찾을 전망이다. 발인은 11일 예정이다.

강수연 부고 소식에 영화계와 연예계는 큰 슬픔을 빠졌다. 강수연 유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정이’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한국영화 그 자체였던 분. 선배님 편히 쉬세요. 선배님과 함께한 지난 1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넷플릭스도 이례적으로 공식입장문을 내고 “한국 영화계의 개척자였던 빛나는 배우 강수연 님이 금일 영면하셨습니다. 항상 현장에서 멋진 연기, 좋은 에너지를 보여 준 강수연 님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좋은 작품을 위해 최선을 다해준 강수연 님의 모든 순간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했다.

정동진독립영화제는 “한국영화의 대표 배우 강수연이 금일 별세하셨습니다”라며 “독립영화계에 보내준 따뜻한 관심과 애정에 늘 감사했습니다. 한국영화의 진정한 리더이자 영웅, 배우 강수연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고 고인을 애도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강수연 배우 세상을 떠났습니다. 6일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많은 분이 쾌유를 바랐지만, 오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1987) 포스터에서 밝게 웃는 배우님이 문득 생각납니다”라고 고인을 떠올렸다.

이 밖에도 많은 배우와 영화관계자, 연예계 동료 선·후배가 강수연을 추모하며 같이 슬퍼하고 있다.


한편 4살의 어린 나이에 아역배우로 데뷔한 강수연은 KBS 청소년 드라마 ‘고교생 일기’(1983∼1986)로 당대 최고의 하이틴 스타로 주목받았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1987)로는 제44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는 세계 3대 국제영화제 첫 수상이라는 대기록이다. 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1989)로는 제16회 모스크바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90), ‘경마장 가는 길’(1991), ‘그대안의 블루’(1993) 등 굵직한 작품을 남겼다.

드라마에서도 대기록은 계속됐다. 궁중암투를 그린 SBS 대하사극 ‘여인천하’(2001~2002)에서 정난정 역으로 열연해 2001 SBS 연기대상에서 문정왕후 역을 연기한 전인화와 공동 대상을 수상했다. 당시 연기대상 공동 수상이라는 전례가 없었던 만큼, 두 배우 수상은 그 의미와 깊이가 남다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두 배우 열연이 빛났다는 의미다. 작품 자체도 높은 시청률과 여러 명장면, 명대사를 낳으며 현재까지 회자된다.

강수연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정이’ 촬영 일정을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강수연은 ‘정이’ 완성본을 보기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됐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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